112p.
..곁에 누구도 없는 사람은 나이를 먹기는 하지만 세월을 헤아리지는 않는다. 생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아무도 자기 자신을 위해 나이를 먹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의 탐정은 나이를 잊었고, 나 역시 그의 나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206p.
..두 사람 다 교코를 껄끄럽게 대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교코를 위해 기뻐했다. 교코는 무척 민감하기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 수많은 밤에 발생한 불행한 정전기를 많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대해주지 않으면 상대방이나 자신이나 상처를 입고 만다.

346p.
..요즘의 가즈야 모습을 보면, 예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 생각이 난다. 합성피혁으로 된 지갑인데, 자기가 진짜 가죽으로 만들어진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했다. 자기 가격이 잘못되어 있다, 부당하게 싼 가격이 매겨져 있다—.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 지갑은 자기가 합성피혁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걸 인정하는 게 두려워서 모르는 척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진짜 가격표를 무시하려 했다는 사실을.
..가즈야가 하는 일, 가즈야의 행동에도 그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

355p.
..그 말을 들었을 때 쓰카다 가즈히코의 표정은, 그랬다—. 달이 웃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창백한 죽음의 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