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p. .."그것이 가능한 경우에 말이지만, 올바르게 이성을 움직이지 않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죄악이 되는 겁니다! 내가 이 자갈에 대해 이런 식으로 추론하지 않는다면 남은 거라고는 기구 같은 것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경비행기 조종술은 아직 하늘에서 기습해 오는 범인을 생각할 만큼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절대로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217p. ...룰르타뷰와 나의 대화를 재현하는 것보다는 이 보고서를 읽어주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가장 엄밀한 진실을 전하지 못할 말이라면 차라리 한 마디라도 덧붙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255p. "...지각에 의해 찾아내는 것 따위 증거가 될 수 없어. 나도 지각할 수 있는 흔적 위에 쭈그리고 앉았지만, 그러나 그것은 그저 나의 이성이 그린 원 안에 그것이 제대로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였어. 그 원은 실로 좁았던 적도 있어. 그야말로 아주 좁았던 적도……. 그러나 아무리 좁다고 해도 역시 광대했어. 그 이유는, 이 원은 그저 진실만을 넣고 있기 때문이지! 나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 지각할 수 있는 흔적 따위 나의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고. 결코 나를 지배하는 주인인 적은 없었어. 나는 그들을 위해 장님보다 무섭고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인간, 즉 잘못된 견해를 가진 인간이 된 적은 없어! 프레드릭 라르상! 당신의 오류, 당신의 동물적인 사고에 내가 지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거야!"
258p. ...그가 이렇게 자신의 생각에 잘 어울리는 말을 사용해서 자기표현을 하는 독특한 방법에 나는 새삼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종종 그의 생각을 알지 못하면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게다가 조셉 룰르타뷰의 생각을 꿰뚫어 보는 것은 언제나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이 청년의 사고법은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모든 진기한 것들 중에서도 가장 진기한 것 중 하나였다. 그는 이런 사고법을 내세우면서도 그가 만나는 다른 사람들이 놀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그저 놀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당황하게 된다. 길에서 기묘한 인간을 만나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그 뒷모습을 언제까지나 바라보듯, 사람들은 룰르타뷰의 사고법을 만나게 되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그것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는 ‘어디에서 온 사람이야, 저 녀석은! 어디로 가는 거지?‘ 라고 소곤거리듯, ‘조셉 룰르타뷰의 생각은 어디에서 온 거야? 그리고 어디로 가는 거지?‘ 라고 마음속에서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었다.
373p. .."저는 외면적인 징후에 의지해서 진상을 밝히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단순히 그런 징후가 저의 이성의 올바른 활동에 의해 제시된 진상과 모순되지 않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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