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p.
..일본은 살기 편했다. 길가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도 없었고 거리는 껌 자국 하나 없이 깨끗했다. 편의점에만 들어가도 백화점이 무색하게 친절한 점원들이 있었다. 그래도 시아는 문득 추위를 느낄 때가 있었다. 히터로 뜨거워진 공기가 살갗만 바삭바삭하게 덥혀서 피부 밑은 여전히 차갑게 굳어 있는 것처럼. 4월이 다 갈 때까지 전기장판을 치우지 못했다. 하이츠 선플라워 201호는 시아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가끔 시아는 이 작은 집이 자기를 태우고 표류하는 조각배 같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는, 돈을 주고 당당하게 빌린 보금자리. 마음이 어두워질 때는 팔을 걷어붙이고 청소를 시작했다. 집을 갈고 닦으면 안전해지는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