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질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다. 미추나 성별, 나이, 인종과 국적이 얼굴에 바로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 상징에 가까워진 얼굴은 한 사람의 정체성과 상상력을 불순물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쳐 있고, 피로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피로감으로 젊은 사람들이 늙어 있었다. 변하지 않는 세계, 나눠주지 않는 세계, 가혹한 방향으로 나빠지기만 하는 세계에서 노화는 가속화된다. 무슨 지원금을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수업에서 심리 테스트를 받았더니 은퇴자의 심리에 가깝다고 해서 웃었다. 결과를 보니 삶의 질을 가장 우선시한다며, 벌써 그러면 안 된다고 강사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삶의 질을 희생시키고 얻을 게 있어야 스스로를 연료 삼아 불태울 게 아닌가? 한때 좋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한테나 통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