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다. 회사 일이 끝난 뒤 기숙사에서 숙제를 하고 그것을 대학에 보냈다. 지도 결과가 온 날은 밤늦게까지 열심히 복습을 했다. 공부할 수 있다는 기쁨, 그 결과를 평가받는다는 기쁨을 태어나서 처음 맛본 것 같았다.

..두 시간의 연습이 끝난 뒤 멤버들과 싸구려 술집에 가서 한잔할 때가 나오키에게는 가장 편안했다. 여자 이야기,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대한 불평, 패션 이야기. 이 세상 다른 젊은이들이 나누는 대화에 나오키도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끼어들 수 있었다. 츠요시 사건 뒤로 처음 맛보는 청춘의 시간이었다. 멤버들은 나오키가 오랜 시간 접하지 못했던 세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을 실어 나르는 바람이었다.

.."그렇다고 우리한테 진심으로 사과하는 건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 난 이렇게 하면서 자기들은 착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거라고 생각해."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엽서 한 장이라도 보내주면, 적어도 그 사람들이 그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으니까. 우린 잊고 싶어도 미키의 상처를 볼 때마나 생각이 나. 결코 잊을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점점 잊어가지. 그래서 우린 더 상처를 입어. 우린 이 세상에 사건을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우리 말고도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잠깐 위안을 얻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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