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p.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만족감이 높은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그들의 정서와 판단이 문제와 실패로 쉽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상의 기쁨에 감사하고, 과거의 슬픔에 빠져드는 대신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으로 부정성의 힘에 대항한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들의 삶이 좋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특히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그들은 젊은이들보다 기분이 더 좋고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배움의 기회는 무시하고 행복을 주는 것들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14p. ...혐오와 오염에 대한 로진의 실험은 러시아 속담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타르(tar) 한 숟가락은 꿀 한 통을 망칠 수 있지만, 타르 한 통에 들어간 꿀 한 숟가락은 아무것도 아니다."
80p. ...이 실험 결과를 보고 영감을 얻은 시카고의 심리학자들은 새로운 상호성 법칙을 제안했다. ‘당신이 내 등을 긁어주면 나도 당신의 등을 긁어주겠지만, 당신이 내 한쪽 눈을 가져간다면 나는 당신의 양쪽 눈을 다 가져가겠다.‘
156p. ..이것이 처벌의 이점 중 하나다. 처벌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할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보상은 계속해서 주어야 하지만, 처벌은 단지 위협만으로도 그 영향력을 지속할 수 있다....
161p. ..심리학자들은 조심스럽게 죄책감을 수치심과 구분하는데, 둘의 사회적 이득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치심을 느낀다는 것은 ‘나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자신의 핵심 자아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분노하면서 철수하거나, 숨거나,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대조적으로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은 ‘내가 나쁜 행동을 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이것은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죄책감은 사람들이 고백 · 사과 · 노력 · 헌신에 대한 재확인을 통해 파트너나 친구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180p. ..또 하나의 흔한 반응은 투쟁, 즉 화를 내고 똑같이 갚아주려는 것이다. 분노와 공격성이 친구를 만들어주지는 않지만, 슬픔과 불안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기분에는 도움이 된다. 드월이 실험 결과를 요약한 것처럼, 외톨이들은 세상을 ‘핏빛 안경‘을 통해 보기 시작한다. 일단 사람들은 실험실에서 거부를 경험하면, 최악을 가정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모호하거나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 말이나 행동에서 적대감과 공격성을 읽어냈다. 그들은 자신이 이전에 당한 거부와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포함해 타인을 처벌할 기회가 있을 때 더 공격적이었다.
240p. ...세디키디스는 솔 벨로(Saul Bellow)의 소설 《자믈러 씨의 행성(Mr. Sammler‘s Planet)》에 나오는, 과거를 돌아보기 좋아하는 등장인물의 말을 즐겨 인용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기억이 필요합니다. 기억은 무의미함을 피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253p. ..유럽 대중의 생활수준은 혁명적인 사상과 제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로마 제국이 몰락하자 학자, 발명가 그리고 상인들은 제국의 간섭 없이 지식을 공유하고 혁신할 수 있는 독립적인 봉토로 분권화했다. 중세는 이전에는 로마 유한계급의 영화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 때문에 ‘암흑시대‘로 잘못 알려졌다. 그러나 프랑스 역사학자인 장 짐멜(Jean Gimpel)의 말에 따르면, 중세는 사실 ‘인류의 위대한 혁신시대 중 하나‘였다. 그는 중세를 최초의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부른다. 로마 경제의 동력이 노예 노동력이었던 데 비해, 중세 공학자들은 유럽 전역에 댐과 효과적인 새 물레방아를 만들어 자연의 힘을 활용했다. 풍차가 흥행하였으며 해안 저지대에 자리한 여러 국가에서는 그것을 배수에 활용했다. 독일의 ‘야만인들‘은 훨씬 개량된 형태의 철을 개발했다. 바이킹들은 조선과 항해술에서 큰 발전을 이루어냈다. 기계식 시계와 안경이 발명되었다. 윤작의 발달과 써레 및 무거운 새 쟁기의 발달로 농업 생산성은 급격히 향상되었고, 로마 시대에 비해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영양 섭취가 나아지고 건강해졌다.
257p. ...우리는 자신의 장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테러리즘이나 핵무기, 혹은 기후 변화가 지구상의 문명이나 삶에 ‘실존적 위협‘을 가한다고 상상한다. 위험이 멀리 있을수록 경고는 종말론적으로 되는 이러한 상황은 마치 두려움의 반비례 법칙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우리가 누리는 안전과 번영은 우리에게 더 많이 걱정할 시간과 더 많은 걱정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이용하는 공포 장사꾼들은 더 늘어나고 있다.
275~276p. ..반흡연 집단이 이러한 발전을 반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일부는 그랬다) 그들 중 대부분은 마치 오브 다임스 증후군(March of Dimes Syndrome)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악성 사례를 발달시켰다. 이것은 훨씬 가치 있는 단체에서 그 이름을 따오기는 했지만, 위기 장사꾼 집단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마치 오브 다임스는 소아마비와 싸우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지만,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돼 이 질병의 위협을 종식시키자, 이 기관은 승리를 선언하고 해산하는 대신 싸워야 할 새로운 질병을 찾아냈다....
292p. ..이제 똑같은 종류의 진화가 소셜 미디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낡은 대중매체 뉴스의 독과점에서 벗어나 스스로 뉴스 매체를 찾고 있으며, 또다시 재난의 예언이 나타났다. 권위자와 전문가가 선거를 뒤흔들 ‘가짜 뉴스‘의 출현과 대중을 양극화시킬 ‘이념 피난처(ideological silos: 미국 대중이 자신과 이념이 같은 사람들과만 고립되어 소통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옮긴이)‘와 ‘반향실(echo chamber: 벽을 특수 재료로 만들어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메아리치는 방을 가리키는 말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며 의견이 증폭 및 강화되는 현상을 뜻하는 말—옮긴이)‘을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구글·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를 비롯한 다른 소셜 미디어 회사도 공공기업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비관주의자들이 또다시 문제를 과장하며 잘못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296p. ..그는 이렇게 썼다. "인간은 집단 안에 있을 때는 정신이 이상해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오직 천천히, 그리고 한 명씩 한 명씩 이성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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