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잉크병 마개를 닫고 침대 밑에서 낡은 베갯잇을 끌어당겨 손전등과 《마법의 역사》, 작문 숙제, 깃펜과 잉크를 그 안에 집어넣은 뒤 이부자리에서 나와 그것을 침대 밑 헐거운 마룻바닥 아래 숨겼다. 그런 다음 바닥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쭉 켜고 침대 옆 탁자 위의 야광 자명종 시계로 눈을 돌려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1시. 이상하게 속이 뒤틀렸다. 그는 어느새 열세 살이 되어 있었다.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사이 한 시간이 통째로 지나간 것이다.
..해리는 멍하니 헤드위그를 쓰다듬으면서 오랫동안 침대에 앉아 있었다. 창밖의 하늘은 벨벳 같은 짙은 파란색에서 차갑고 강철 같은 잿빛으로 빠르게 변하더니 그다음에는 금색이 섞인 분홍색으로 천천히 바뀌어 갔다. 해리는 겨우 몇 시간 전에 프리빗가를 떠나왔다는 사실을, 퇴학을 당하지도 않았고 이제 더즐리 가족이 아예 없는 3주가 시작되려 한다는 사실을 좀처럼 믿을 수 없었다.
..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그만 부엉이는 여전히 신이 나서 부엉부엉 울고 있었다. .."얘를 가지라고?" 그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는 잠시 부엉이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더니,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는 무척 놀랍게도, 크룩섕스한테 내밀어 냄새를 맡게 했다. .."어떤 것 같아?" 론이 고양이에게 물었다. "부엉이가 확실해?" ..크룩섕스가 가르랑거렸다. .."그럼 됐어." 론이 기쁜 듯 말했다. "이 녀석은 내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