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쓰게 될지도 몰라’, ‘당장 쓰지 않지만 있으면 편리해’라는 것은 꼭 내려놓아야할 망상과 고집이라는 짐일지도 모릅니다. 물건을 처분하는 것이 아깝고, 필요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도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것 또한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물건 때문에 기분좋은 생활이 방해된다면 일단 버리세요. 그리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다음에 살 때는 잘 생각해서 쓸데없는 쇼핑은 하지 말자.’입니다.
..집이 어수선할 때는 더러운 곳을 자꾸 의식하게 됩니다. ‘아, 싫다.’, ‘저길 좀 치워야하는데.’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 하게 되지요. 인간관계에서도 한번 상대의 싫은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그것만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서 장점에 주목하면 관계가 부드러워집니다. 신기하게 집도 똑같습니다. ..너저분한 곳(단점)이 아니라 집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나 물건을 줄여 깔끔해진 곳(장점)에 집중했습니다. 그곳에서 기분 좋은 느낌을 충분히 맛보고 나면 ‘저쪽도 이런 느낌이 들게 치우고 싶다.’라는 긍정적인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면 지저분한 공간을 다시 생각하게 되지요.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말이 있는데 버리기 망설여질 때 이 말을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뭐든지 버려라.’라는 것. 번뇌는 물론 깨달음조차도 버리고 모든 집착을 비워야만 본래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가르침입니다.
..이 ‘소중하게’가 어른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어른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럽혀지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잘 넣어서 보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소중하게’는 철저하게 만지면서 놀고 해지고 닳아도 계속 좋아하는 것입니다. 큰아들의 타월 이불은 10년이나 된 물건. 아기 때부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지고 터진 곳도 있지만 수선하면서 계속 소중하게 아끼고 있어요. ..이렇게 눈 앞의 물건이나 경험에 몸과 마음 전부를 내던지고,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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