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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는 노화란 완만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며 한 해, 한 해 서서히 조금씩 늙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노화는 덜컥덜컥 계단식으로 덮쳐온다. 서서히 찾아와준다면 그다지 깜짝 놀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주름이 좀.......‘ 이렇게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계단식으로 덮쳐오면 어느 날 갑자기 노화를 직면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어제까지는 아줌마였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영감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벌레가 된 상황과 비교한다면 어느 쪽이 나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날 아침의 충격을 떠올리면 그런대로 벌레 쪽이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벌레가 되었다면 문학이 되지만, 아줌마가 영감이 되면 그것은 코미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