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언제 그런 걱정을 했냐는 듯이 차를 몰고 광명 이케아로 향했다. 홈페이지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던 물건들을 카트에 담으며 신이 났다. 그래도 되는 날이었으니까.
..그러다 한 가지 깨달은 점은 무엇이든 이사 전에 미리 사 두면 후회한다는 것이었다. 이사를 할 때까지 시간이 많으면 그만큼 생각도 많아진다.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이 이것저것 마구 떠오르고 가격을 찾아보게 되고 결국 갖고 싶어 진다. 하지만 막상 살다 보면 미리 구입하거나 얻어 온 물건들이 새집의 구조와 맞지 않거나 필요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
..내게 있어 진정한 ‘내 집‘이란 극단적으로 말해서 ‘고독사‘가 가능한 집이다. 전기도 끊기고 수도가 끊기더라도 나만 아무렇지 않으면 살 수 있는 집. 그 공간에 웅크리고 살다가 누구도 모르게 죽을 수 있는 집. 누군가가 찾아와 관리비를 내라고 독촉하지도 않고, 반상회에 나오라고 안내문을 전하지도 않는 집. 원하는 기간만큼 내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살 수 있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