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코는 구루미의 내부에서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무너진다기보다 녹아내린다고 표현하는 게 적절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내부가 모두 사라져버린 것을 드러내듯 구루미의 단정한 얼굴이 별안간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나오코는 뭉크의 「절규」를 떠올렸다.
.."죽인 아이의 사체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시킨 거지. 암호를 풀면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 하고, 풀지 못하면 영원히 파수꾼을 해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