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p.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삭줍기」의 첫머리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허공을 바라본 채 그녀는 유려하게 그 구절을 낭송했다.
.."‘나는 가능하다면 빨리 나이를 먹고 싶다. 허리가 조금 구부정해진들 별수 있나. 어쩌면 그때쯤에는 병아리를 키워 입에 풀칠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늙은이란 존재가 반드시 세상을 원망하라는 법은 없다.‘"

159p.
.."그 이야기는 작가의 꿈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처음에는 이런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 생각했지만, 가만히 보니 작가도 꿈이라는 걸 알고 썼더라고요. 그게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서 나도 모르게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 책에 실린 다른 이야기도 지금 읽고 있는데, 모두 비슷한 느낌이더라고요."

321~322p.
..그녀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나에게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권했다. 지금 당장 이야기할 작정인 모양이었다.
..정말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물론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나는 조금 거리를 두고 벤치에 앉았다. 『만년』이 들어갈 만한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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