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p. ...하지만 시대는 변하는 법이다. 비록 사람들은 변하지 않더라도.
127~128p. ..벨파스트는 이제 다른 곳이 되었다. 한 시간 전에 도시 가까이 다다랐을 때 스카이라인을 이룬 크레인의 숫자에 우선 놀랐다. 부를 상징하는 쇳덩어리 크레인은 공화당의 힘이 가장 센 서쪽, 로열리스트가 지배하는 동쪽, 부유층이 거주하는 남쪽, 신교와 가톨릭이 땅 한치를 두고 싸우는 북쪽까지 벨파스트 구석구석을 내려다보았다. ..벨파스트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은 18년 전 소총을 들고 벨파스트의 거리를 처음 걸었을 때처럼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하류 인생들은 스스로 초래한 비참함을 변함없이 먹고 살며 분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표면 아래에서는 변함없는 증오가 여전히 부글거리며 끓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유복해진 벨파스트는 흉터를 필요할 때 숨기고 유리할 때 드러내는 법을 배웠다.
132p. ...캠벨의 기억 속에 또렷이 살아 있는 것은 헨드리 병장의 눈에 비친 헛된 희망이었다. 간청도, 눈물도 아닌, 헨드리가 그를 알아본 순간 이젠 살았다고 안도하는 그런 눈빛이었다. 헨드리의 희망은 죽기 직전, 캠벨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는 모습을 목격한 순간 사라졌다.
174p. ..초승달 모양으로 변한 마리의 낯선 입술이 그의 마음속에 동요를 일으켰다. .."허락해주신다면 당신을 알아가고 싶어요." ..그는 담배꽁초와 풍선껌이 짓밟혀 있는 길로 눈을 돌렸다. 사람들이 더 이상 입에 넣고 싶지 않아 하는 것들이었다.
305p. ..홀로.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단어였다. 평화롭게 잠을 잘 수 있겠지만, 혼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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