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들었던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과는 약간 다르다. 하지만 사토코는 분명히 깨달았다.
..아침이 왔다는 것을.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을 걸어, 빛 하나 없는 터널을 빠져나왔다. 영원히 밝아 오지 않을 것 같던 아침이 지금 밝았다.
..아이는 우리에게 아침을 가져다주었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당당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싶거든" 하고 아기에게 안겼다. 자신이 안은 것이 아니라 아기에게 안기는 듯한 포옹이었다고 한다.

..그 무렵 엄마 아빠는 히카리의 뒤에서 또 다른 히카리를 보고 있었다.
..그것은 실패하지 않은 히카리였다.
..중학교 때 임신과 출산이 없었다면 이러이러했을 것이라는 ‘실패하지 않은‘ 히카리. 남학생과 사귀지도 않고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무럭무럭 자라서 오노야고에 들어갔을 히카리. 그들이 바라는 히카리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잃어버린 가능성이기에 비로소 그 히카리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 죽은 아이의 나이를 세는 것이나 마찬가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현실의 히카리를 뛰어넘어 그 가능성에 열중했다. 그 아이였다면 지금쯤, 하는 상상을 현실의 히카리보다 훨씬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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