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184p.
..무료 배식을 하는 공원에 가서 니토 씨를 붙잡고 내 생각들을 얘기하고 싶지만 그녀와 만나고픈 마음은 없다. 생각이 건전한 사람과 대화하는 건 무섭다. 어쩌구 소의 사람들이 무서워 신청하러 가지 못하는 사치 씨의 기분도 전혀 모르는 건 아니다. 꾸중이나 잔소리를 듣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사회의 밑바닥에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니토 씨 같은 사람이나 어쩌구 소의 사람과 얽히지 않고 즉석만남 카페에서 알게된 사람만 상대하다보면 이곳 생활이 우리의 ‘보통‘이 된다.

297p.
..내가 앉아 있는 동안 둘이서 저녁 먹을 준비를 한다. 뭐라도 돕는 게 좋겠지만 움직여봐야 방해만 될 것 같다. 둘은 몇 년이나 함께한 부부처럼 보인다. 부엌에서 대화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치 그들의 자식으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인간은 다시 태어날 수 없다.
..과거를 질질 끌면서 살아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