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p. ..나는 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의 죽음은 내게 선물이었다. 그 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경찰들은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 울지 않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여겼을지도 몰랐다. 내가 울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가 평범하지 않다는 뜻이리라. 복잡하게 뒤얽힌 내 생각은 거기까지 계산해놓고 있었다. ..나는 긴장했던 신경을 느슨히 했다. 몇 시간 동안이나 느끼고 있던 위압감을 풀어놓았다. ..성공했다. ..울음이 났다. 나는 LA로 가는 내내 눈물을 흘리는 데 성공했다.
124p. ..내가 읽은 모든 책은 어머니에 대한 뒤틀린 경의였다. 내가 푼 모든 미스터리는 어머니에 대한 숨겨진 사랑이었다.
151p. ..그 무렵의 나는 절대 타협할 줄 모르는 십대의 전형적인 표본이었다. 나에게는 언제나 최후의 수단이 있었다. 그것은 철갑을 두른 듯 단단하며 병적으로 만들어낸, 언제나 유효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비장의 한 수였다. 그것은 세상만사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내 마음으로 만들어낸 세계에 숨어드는 능력이었다.
165p. ..나는 자유시간을 강렬히 원했다. 자유시간이란 몽상하고, 내 운명이 충만하다는 느낌을 북돋우는 시간이었다. 자유시간이란 충동의 노예가 되는 시간이었다.
268p. ...그녀는 내 어머니의 변호사이자 끄나풀이었다. 그녀는 나를 알았다. 그녀는 한 죽은 극작가의 말을 인용해 나를 ‘가진 것은 미래뿐인 총알‘이라고 불렀다. 나에게 자기 연민이 부족한 것을 그녀는 이해했다. 앞으로 전진하려는 나의 기세를 꺾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혐오하는 이유도 알았다. 총알은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총알은 빠르게 날아간다. 목표를 맞출 확률은 반반이다. ..그녀는 내가 어머니를 알게 되기를 원했다. 어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죽었는지를 내가 찾아내길 원했다.
274p. ..그가 차를 세워둔 곳까지 배웅해주었다. 우리는 악수하며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스토너는 말을 아꼈다. 내 마음이 먼 곳에 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371p. ...나는 범죄가 순전히 감정이입에 기인하여 도처에서 발병하는 도덕적 전염병이라고 보았다. 범죄는 갈 곳을 잃은 남성적 에너지다. 범죄는 황홀경에 젖어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집단적 희구이다. 범죄는 잘못 발달된 낭만적 희구이다. 범죄는 태만한 개인의 나태함과 무질서가 유행병과 같은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자유의지는 존재한다. 인간은 자극에 반응하는 실험실의 쥐보다는 낫다. 이 세상은 좆같은 곳이다. 책임은 어쨌든 우리 모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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