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은 일주일 중 금요일에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그러나 주말을 앞두었다는 그 쾌락은 평일의 고난과 시련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의식이 꺼진 동안의 삶이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상태를 바라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죽고 싶지도 않고 생활 속에 존재하고도 싶지만, 그 삶을 목도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만 깨어 있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김현은 그런 부류였다. 그의 인생관이 어떻든 윤희랑에게는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그가 다른 사람에게 폭력성을 보이게 된 데에는 미약하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유소현은 마법공학과에서 배운 신화 생물의 생태를 떠올렸어. 날개의 점막이야말로 용의 유전자가 얼마나 많이 발현되었는지 보여 주는 상징이었지. 원래 용날개의 점막은 어미 용이 직접 찢어 주는 거거든. 그래야 새끼 용이 날 수 있게 돼. 하지만 용순이에게는 어미가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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