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은 일주일 중 금요일에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그러나 주말을 앞두었다는 그 쾌락은 평일의 고난과 시련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의식이 꺼진 동안의 삶이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상태를 바라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죽고 싶지도 않고 생활 속에 존재하고도 싶지만, 그 삶을 목도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만 깨어 있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김현은 그런 부류였다. 그의 인생관이 어떻든 윤희랑에게는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그가 다른 사람에게 폭력성을 보이게 된 데에는 미약하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