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세상 끝의 좌절, 23살 세상 속으로의 도전 - 왕따에서 유엔 대표까지, 고시소녀의 파란만장한 영어공부 이야기
심현주 지음 / 민트북(좋은인상)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흔한 자서전격 자기계발서, 일지도 모른다
흔한 영어공부비법서, 일지도 모른다
두 분야 모두 내가 읽지 않는 도서들이라서 '...일지도 모른다'고 쓴다

며칠 전 그저 한번 쓰윽 보기 위해 다시 꺼내들었는데, 결국 끝까지 읽고 말았다
시간 때우며 사는 내 삶을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구체적으로 =ㅅ=;;
나보다 십 년이나 덜 산 이 처자에게서...

'유엔'과 '영어'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와 내게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약간은 들었지만, 사람들의 미래지향적인 세계는 천차만별이니까
 

자랑(?)과 의연함과 겸손과 질책을 두루 갖춘 책이었다
나보다 십 년이나 덜 산 이 처자가 쓴 글은...

이 책을 읽고 즐거운 하루하루와 생각하면 즐거워지는 미래를 꼭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간극장 한 편 본 듯한 기분, 일하며 찔끔 눈물 났다
이런 책도 감동적일 수 있구나, 특히 내게

  


 -
스스로 한없이 하잘 것 없게 느껴질 때조차 가슴 한구석에는 무언가 자신이 특별하지 않을까 하고 믿는 마음이 있다. 정말 지치고 힘이 들 때는 그마음에 기대면 된다. 유치하면 어떻고 우스꽝스러우면 어떠랴. 그것이 살아가야 할 이유, 뭔가 다른 내일이 있으리라는 기대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p.44)

 

Every Cloud has a silverr lining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 that's why it's called the present
오늘이라는 선물을 충실히 살아갈 때, 내일이라는 미스터리는 확신으로 변한다
(p.81)

 
 

당신이 오늘 무엇을 거두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심었는가로 자신을 평가하라
Don't Judge each day by the harvest your reap
But by the seeds that you plant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소설가, 시인)


 

운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손끝과 발뒤꿈치에서 자라난다
(p.115)

  

우스꽝스러워지지 않고서는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없는 법이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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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 정호승 동시집 행복한 동시 1
정호승 지음, 정지예 그림 / 처음주니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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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와 어른의 딱 가운데에서 보고 생각하는 시인의 동시집
웃으며 가슴 찡하게 행복했던 동시 읽는 시간
한땀 한땀 그려낸 바느질 그림이라니!

조카 생일 때까지 일주일에 한 편씩 동시를 써서 바느질 동시집을 만들어 선물하면 어떨까 하는 재미난 생각을 하게 해준 책
친구에게도 딸에게 읽어주라며 선물했다, 나도 나에게 선물해야 할 동시집

이창건 동시집 서평(?)까지 읽어본다
동시집 서평은 처음 읽어보는데,
 
좋구나

이창건(동시인)님의 서평은 이렇게 시작된다, 정말 그렇다
 

'나는 지금 가슴이 콩닥콩닥거려요 콩새처럼. 좋은 동시를 만나서 그래요. 나는 좋은 동시를 읽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쿵광거리기도 해요, 막 어쩔 수가 없어 강중강중 뛰기도 해요. 그러다가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행복해해요. 지금도 그래요.

동시는 시인이 어린이 마음으로 노래하는 시예요. 동심으로 바라본 시의 세계지요. 좋은 동시를 읽으면 아름다운 정신과 사랑의 마음을 키울 수 있어요.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의미도 발견할 수 있고 삶의 지혜와 상상의 힘도 가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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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동시집 산울림 - 빨간우체통 2 빨간우체통 2
윤동주 지음, 김점선 그림, 박해석 엮음 / 이가서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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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작고하신 화가 김점선님의 그림이 어우러진 동시집이다
윤동주의 동시집은 처음인데,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시들이 동시로 분류되어 있는 것도 있었다 
시대가 그러했던지라 동시들은 어느 정도 은유적이다
 

 

편지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옇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버선본
 


어머니!
누나 쓰다 버린 습자지는
두어둬서 뭘 합니까?

그런 줄 몰랐더니
습자지에다 내 버선 놓고
가위로 오려
버선본 만드는걸.
 
어머니!
내가 쓰다 버린 몽당연필은
두어둬서 뭘 합니까?

그런 줄 몰랐더니
천 위에다 버선본 놓고
침 발라 점을 찍곤
내 버선 만드는걸.

 

 



 
눈이
새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하오.
 

  



해바라기 얼굴

 
누나의 얼굴은
         해바리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 들어
          집으로 온다.

  


 

할아버지


왜떡이 씁은 데도
자꼬 달다고 하오.

  

 

어머니
 


어머니!
젖을 빨려 이 마음을 달래어 주시오.
이 밤이 자꾸 설워지나이다.

이 아이는 턱에 숨염자리 잡히도록
무엇을 먹고 자랐나이까?
오늘도 흰 주먹이
입에 그대로 물려 있나이다.

어머니!
부서진 납인형도 싫어진 지
벌써 오랩니다.

철비가 후누주군이 내리는 이 밤을
주먹이나 빨면서 새우리까?
어머니! 그 어진 손으로
이 울음을 달래어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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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물새물하다
: 입술을 약간 샐그러뜨리며 소리 없이 자꾸 웃는 모양
: 한데 어울리지 않고 자꾸 능청스럽게 구는 모양

 

* 샐그러뜨리다
: 한쪽으로 배뚤어지거나 기울어지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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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있었던, 그러나 참으로 소중한 것들 46
정희재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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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씨의 에세이처럼 담백하거나 즐겁거나 편하거나 개인적인 취향에 맞거나 하지는 않지만
작가의 나이에 맞게 소소하고 솔직한 부분들이 나를 잡아끈다
그리고 가끔 위로가 더해진다
열 아홉에 시작한 나의 서울 생활, 저자의 글들을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마도 발췌한 글들은 내 삶의 단편들에 다름아니었다, 그리고 아직도...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깨달음과 희망을 얻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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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전집 3 - 내가 훔친 여름 / 60년대식 김승옥 소설전집 5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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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의 소설이 이렇게 유쾌(물론 비애와 아릿함이 섞인)하기도 했던가...
오랜만에 만나는 그의 긴긴 문장과 날카로움에 마루야마 겐지, 미시마 유키오, 다자이 오사무까지 생각나 그들의 글들도 읽고 싶어진다

『내가 훔친 여름』은 황석영의『개밥바라기』도 떠올리게 한다, 초점은 다르다만...

당시의 사회 문제와 견해, 대안들이 여수에서의 대화들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어 너무 친절한 게 아닌가 싶다가도 김승옥 소설의 또다른 면을 본 것 같아 흥미롭기도 했다
하긴, 내가 저자의 소설을 몇 편이나 읽었다고 그러는가
그나마도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언제 사놓은 것인지도 잊어버린 전집에서 제3권만 쏙 빼다 읽는 판국에...
 
계급소설(? 단순한 단어조합의 뜻으로)이라는 생각도 들어 책을 가까이 하거나 교육을 받지 못했다거나(기타 여러가지) 하는 사람들이 저자의 독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두 소설 모두 작가 김승옥(글이 작가를 대변한다면)의 아주 다양한 사상, 가치관, 생각들을 엿볼 수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흥미롭게 읽었다
씁쓸한 풍자소설...
아,『60년대식』대단하구나! 요즘이야 이런 소재의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이 꽤 있다지만 그 시절로서는 독특한 소설이지 않았을까
시대가 사람을 낳는다는 말이 있는데, 딱히 그렇다고 하기엔 섭섭한 전후 한국문단의 주요 인물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이상하게도 일본의 5~60년대 소설은(좋아한다 전후소설들, 우울한 녀석 ㅠ.ㅠ) 세련되고 독특할 수록 아무 거리낌없이 그저 감탄만하고 마는데
그 시절 우리 소설은 신기하게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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