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 따라 하다 보면 돈이 쌓이는 친환경 소비 라이프
최다혜.이준수 지음, 구희 그림 / 미래의창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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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6월이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맹렬한 더위의 시작이다.
아직 봄인데도 어떤 날에는
한낮 최고 온도가 거의 30도에 육박하는
이상고온이 이어지다가
이틀 뒤쯤 뉴스에는 갑자기 강원도 산간에
40cm의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니
정말 심각한 기후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작년에도 한창 꽃이 피고 따뜻해야 할 날씨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기온이 낮아져
과실나무의 꽃이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나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떨어지는 바람에
과일값이 심상치 않게 올라 과일을 살 때면
마트에서도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망설이곤 했고 말이다.

날씨와 환경오염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은 사람도 많겠지만,
만약 이렇게 이른 무더위와 폭설,
갑자기 오른 과일값에 나의 소비가
원인이 되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 책은 두 명의 아이를 둔 부부가 써 내려간
지구를 구하고 지갑을 두둑이 하기 위한
절약 생활을 담은 책이다.

전쟁 같은 맞벌이와 육아의 치열함 속에
고군분투하는 저자들은
돈도 시간도 부족한 현대사회 속
배달음식이나 편리함을 도와주는
다양한 소비로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소비로 행복은 충족되지 않았고,
'편하기 위해' 사들였던 물건들로
나날이 쌓여가는 짐 속에서
무언가 불편한 마음이 조금씩 커져갔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이웃집에 들렀다가
짐으로 발 디딜 틈 없었던 자신들의 집과는 달리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가지고 있어
여유 있는 공간 속에서 평온한 행복을 만끽하는
그들의 모습에 큰 자극을 받고
미니멀라이프 실현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소비로 행복을 추구하기란 너무 어렵기에
소비를 줄이는 미니멀 라이프로,
적게 쓰고 적게 벌며 대신 여유를 찾자는 것.

아이를 어린이집에 떼어놓고 출근하며
눈물바람으로 이별하던 오늘의 눈물진 삶보다는
조금 덜 벌더라도 육아휴직을 하고,
그로 인해 소득이 줄었지만 소비를 줄여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행복하다면
더 나은 삶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그렇게 바뀌기 시작한 그들의 일상,
소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다 보니
그들의 삶은 어느덧 쓰레기가 감소하는
제로 웨이스트로 연결되었고

돈을 안 쓰면 돈이 남고, 남는 돈을 모아
지갑이 두둑해지는 경제적 여유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가 딸려오는
현대의 환경에서 소비를 줄이는 절약과
제로 웨이스트 활동은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환경보호에도 일조해
지구를 위한 일이기도 했으니,

책의 소제목처럼 따라 하다 보면
돈이 쌓이는 친환경 소비 라이프라 할 수 있겠다.

의도한 계산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제로 웨이스트와 절약으로 인해
건강한 식재료를 직접 혹은 가까이에서 수급하며
신체적인 건강도 더 좋아지기도 했고

자연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과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샴푸바, 고체 치약 사용으로

아이들에게 일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과 양립,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몸소 체험하며
물건과 관계 맺기, 분리수거와 쓰레기 줍기 등
오염이 확실한 미래 지구환경에서 필수적인
환경 감수성을 깨우치게 되는 소득을 얻었다.

소소하고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지구와 가정경제 모두를 구하는
그들의 일상과 삶을 따라가며

무조건 '불편하더라도 지구를 위해서'
실천을 스스로에게 강요하지 않고
친환경을 추구하면서도 삶의 재미도,
가정 경제까지 챙기는 똑똑한 노하우에

그동안의 환경보호 실천을 담은 책들과 달리
'이 정도는 나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책의 뒷부분에는 지구를 구하는 한 달간의
환경 실천 달력이 마련되어
매일매일 내가 실행한 환경 활동을 기재하며
작은 실천이 얼마나 생태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육식 줄이기(단계별 채식 실천), 에너지 절약하기,
제로 웨이스트, 소비 줄이기의
각 항목별 실천 목록을 안내하고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를 작성해 봄으로써,
스스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용기를 내미는 것이 조금 민망하니까,
혹은 환경보호 활동이 번거롭고 귀찮은데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 싶었던 생각을

'내 지갑을 두둑이 만들어 준다'라는 결과로
설득력 있게 실천을 이끌어주었다는 점에서도
환경보호와 실천을 시도해야 하는
색다른 동기부여를 일깨워준 것 같아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렵고, 막막하기만 했던 환경보호를
소비생활과 엮어 알기 쉽고 실행하기 쉽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이 책 덕분에
조금은 더 절약과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용기가 생겨났다.

처음에는 1부터, 차근차근 10으로
나중에는 100까지 나아갈 수 있게
나 역시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를 작성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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