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문지 에크리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사랑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다른 것들로 인해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의 충만함과는 별개로 고독해질 수 있다는 것. 오래된 연인이 함께해온 많은 방식을 어느 한쪽은 익숙해져 안온해하는 반면, 어느 한쪽은지루해져서 변화와 모험을 욕망할 수도 있다는 것. 다른사랑을 추억하고 상상할 수도 있다는 것. 사랑받는 자의천성적인 그릇이 작아서 어떤 경우는 너무 넘쳐 받아내다 지칠 수도 있다는 것. 예민하던 사랑이 둔감해져가는자연스러운 사실에 대하여 한 사람은 생활이 되어간다.
며 안도감을 느끼지만 한 사람은 상실감으로 받아들일수도 있다는 것,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모르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어쩔 수 없는 모습 앞에서,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 번째로 읽은 레싱의 책.
여성으로서의 내 자아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참 많이 아파하고 참 많이 분노하고 같이 체념했다.
왜 이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지-
다른 책들도 찾아보니 절판된 것이나 미출간본이 많다.
그마저도 레싱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해에 잠깐 출간되다가 말았더라-
출판사들이 조금 더 열일해주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월 6일에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곧바로 리뷰를 작성하던 중에 실컷 쓴 글이 다 날아가 버려서 때려치웠다.

오늘에야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간단하게 기록해 둔다.)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이름을 처음 본 곳은 아마도 로쟈님의 서재글이었을 거다.

'전기(傳記)'를 전문적으로 많이 썼다는 점에서 내 구미를 당겼던 것 같다.

그래서 츠바이크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구매한 책은 이 책이 아니라 세창출판사에서 나온 <도스토옙스키를 쓰다>였다.

원래 이 책은 전혀 읽을 계획도, 구입할 계획도 없었다.

평소처럼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을 구경하는데, 온라인 중고샵에 등록된 것을 보고, 그것도 최상!인 것을 보고 혹해서 충동구매한 책이다.

 

이번에 이 책을 읽겠다,고 고른 이유는 단지 얇아서였다. 그리고 단편을 두 편 묶어둔 책이라 중간에 끊어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간단하게 내 느낌을 정리하자면,

생각보다 날카로웠고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츠바이크는 정말 글을 잘 쓰지만, 정말 건조하게 글을 쓰는구나.

그래서인지 이 사람이 쓴 전기는 더 기대가 된다.

이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만족은 작가가 묘사한 B박사의 '미쳐버릴 것만 같은' 심리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는 점과 '낯선 여인'과 같이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며 사랑해본 적이 있는 나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마도 누군가는 저 여자를 손가락질할 것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프게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츠바이크의 문체는 너무도 건조하다고 느껴졌다. 아픔을 담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 그 단어와 단어의 조합 사이에서 느껴지는 아픔은 크지 않았다. 

아직 츠바이크의 전기는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런 느낌이라면, 나는 이 사람의 '전기'문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또 다른 소설이라면? 글쎄, 뭐라고 해야할지, 구미는 당기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라트비아인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2년 전 여름, 처음 알라딘을 만났다. 서면에 갈 일이 잦아지면서 부산에 딱 한 군데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도 발길을 자주 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궁금했고 가보고 싶었지만 굳이 '거길' 들르기 위해 서면에까지 발걸음을 하는 것이 번거롭게 생각되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사실 크게 인상적인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그냥 중고책 서점이네, 생각보다 책 종류가 많지 않네, 단조롭다. 이 정도 감상이었다.

 

이 책을 만난 날은 무엇이 달랐던 건지 모르겠다. 그 때 왜 서점에 들어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이 어디에 꽂혀 있었는지는 생생하다. 시리즈로, 다른 책들과 함께 있었는데, 작고 예뻐서, 그런데도 세련된 느낌이 들어서 눈에 확 들어왔었다. 별다른 뜻은 없었다. 그냥 그런 겉모습에 끌렸고, 처음 보는 작가였는데 이름이 특이해서 마음에 들었고, 때마침 여윳돈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여러 권 중에 1권과 2권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책을 사서 설렜던 기분이 참 오랜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집에 돌아왔을 때의 그 에어컨 바람, 덕분에 시원했던 실내의 공기가 아직 생생하다. 저녁을 먹은 후에 적당히 나른한 기분으로 펼쳐든 책의 종이는 적당한 노란 빛, 노리끼리한 빛을 띠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책에 빠져들었다.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건 순전히 내가 너무 짜증이 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근 2주 동안의 나는 마치 우울증 환자처럼 모든 일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 서재에 첫 글을 남기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글을 쓰고 싶었고, 책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고, 나중에도 내가 후회하지 않을 곳에 기록하고 싶었다.

 

요즘 정신없이 나를 몰아대는 일정에 책을 읽지 못한 욕구불만인가 보다. 책으로 위로받던 내가 책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극도로 우울해졌나 보다. 나는 겉으로는 부정하고 있지만 마음 속 깊이 열심히 끄덕이는 내가 있다는 걸 안다. 팔을 채 다 뻗지 않아도 닿을 거리에 책이 '읽어달라'며 기다리고 있는데도 차마 손을 뻗지 못한다. 그러다 너무 푹 빠져 버리면 헤어나오기가 힘들 것 같아서. 자꾸 깔짝거리면서 간만 보는 내가 싫어서일 수도 있고.

 

글을 쓰면 시작보다 마무리가 어렵다. 그러니까 그냥 이렇게 끝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 지음, 김미란 옮김 / B612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디킨스의 작품은 모두 소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품이 번역되어 출간된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구매했습니다. 기대가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