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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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에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곧바로 리뷰를 작성하던 중에 실컷 쓴 글이 다 날아가 버려서 때려치웠다.

오늘에야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간단하게 기록해 둔다.)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이름을 처음 본 곳은 아마도 로쟈님의 서재글이었을 거다.

'전기(傳記)'를 전문적으로 많이 썼다는 점에서 내 구미를 당겼던 것 같다.

그래서 츠바이크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구매한 책은 이 책이 아니라 세창출판사에서 나온 <도스토옙스키를 쓰다>였다.

원래 이 책은 전혀 읽을 계획도, 구입할 계획도 없었다.

평소처럼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을 구경하는데, 온라인 중고샵에 등록된 것을 보고, 그것도 최상!인 것을 보고 혹해서 충동구매한 책이다.

 

이번에 이 책을 읽겠다,고 고른 이유는 단지 얇아서였다. 그리고 단편을 두 편 묶어둔 책이라 중간에 끊어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간단하게 내 느낌을 정리하자면,

생각보다 날카로웠고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츠바이크는 정말 글을 잘 쓰지만, 정말 건조하게 글을 쓰는구나.

그래서인지 이 사람이 쓴 전기는 더 기대가 된다.

이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만족은 작가가 묘사한 B박사의 '미쳐버릴 것만 같은' 심리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는 점과 '낯선 여인'과 같이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며 사랑해본 적이 있는 나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마도 누군가는 저 여자를 손가락질할 것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프게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츠바이크의 문체는 너무도 건조하다고 느껴졌다. 아픔을 담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 그 단어와 단어의 조합 사이에서 느껴지는 아픔은 크지 않았다. 

아직 츠바이크의 전기는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런 느낌이라면, 나는 이 사람의 '전기'문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또 다른 소설이라면? 글쎄, 뭐라고 해야할지, 구미는 당기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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