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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세계사 - 인류의 문명을 바꾼 7가지 금속 이야기
김동환.배석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2월
평점 :
이 책을 선택한 계기는 지금 하고 있는 내 업무와 연관이 있다. 얼마 전 ㅇㅇㅇ외국인투자지역에 한 업체가 입주계약 신청을 요청했다. 입주를 위한 기본 요건이 갖춰져 있고, 해당 업체에서 가급적 빨리 계약을 맺고 싶어하여 '비금속광물분쇄제조업'으로 입주계약을 체결하였다.
얼마 후 본사 담당자한테서 연락이 왔다. 사업계획서상의 업종과 등기부등본상의 업종이 상이하다는 내용이었다. (등기부등본에는 비철금속으로 되어 있었다.) 외투 업무가 처음이었다고는 해도 증빙자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었다. 업체 담당자와 통화를 하여 증빙자료를 수정 제출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지만 여간 찜찜한게 아니었다. 그 후부터 금속이나 비금속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난 날의 사건아닌 사건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다.
이쯤하면 책을 선택한 명분은 충분한 것 같으니 본론으로 넘어가자. 이 책은 고대에 발견된 후부터 오늘날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사용되고 있는 7가지 금속에 대한 얘기다. 그들의 출생비밀부터 성장에 얽힌 이야기가 담겨있다. 구리, 납, 은, 금, 주석, 철, 수은 순으로 정리되어있다.
구리는 인간이 사용한 최초 금속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사용처가 다양하여 세계 경제지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다재다능한 친구다. 참 카이사르가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동전을 발행하였고, 그 원료로 쓰였다는 역사적 사실도 있다.
납은 가까이해서는 안될 금속이다. 바로 납 중독이란 연관어 때문이다. 가끔 뉴스에서 심심치않게 듣게 되는 말로 주로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이런 납도 로마시대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좋았던 모양이다. 특히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여성들에게는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어 주가가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랑이 깊은 만큼 납중독 증세가 심했고, 이로 인해 로마가 멸망했다는 가설도 있다 하니 지나친 납 사랑을 해서는 안되겠다.
납에 비해 은은 우리에게 이로운 존재이다. 독극물을 판별하는데에 효과가 있어 여러 사람을 구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옛날 사약에는 비소와 황화합물이 들어가는데 은이 바로 황화합물을 잡아낸다고 한다. 자신의 아름다운 빛깔을 검게 바꾸어 확실한 시각효과를 줬던 것이다. 또한 살균효과도 있는데, 괜히 있는 집에서 은수저를 쓰는게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우리 집에서도 전부터 은수저를 써왔다. 이 자릴 빌려 어머니한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음은 은보다 한 수 위인 금이다. 금은 주로 투자, 부와 연관된 금속이다. 그래서인지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금과 함께 묻어지곤 했다. 죽어서도 부를 놓고싶지 않았던 그들의 욕망 앞에 '그 많은 재산 뒀다 죽어서도 가져갈래!'라며 핀잔을 줬던 어른들은 두손을 들 수 밖에 없으리라.
다섯번째는 주석이다. 주석은 진정한 청동기 시대를 연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주석이 발견되기 전 청동기는 구리와 비소를 섞어 만들었다. 하지만 비소의 독 성분 탓에 청동을 만들던 사람이 죽기도 했는데, 주석의 등장으로 더 이상 인명피해 없이 안전하게 청동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주석은 역사적 순간에도 존재감을 적잖이 드러냈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호령하던 시절, 러시아를 정복하고자 했으나 추운 겨울날씨에 산산히 부서져버린 주석 단추 탓에 때아닌 누드 차림으로 전투를 해야했던 프랑스군은 연신 한 손으로 옷을 잡고 싸우느라 그만 패배하고 말았다.
남극을 먼저 점령하고자 했던 노르웨이와 영국간의 경쟁에서도 주석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추운날씨에 적응하고자 짐승의 털로 옷을 입고, 시베리안 허스키로 썰매를 끌었던 노르웨이 대표 아문센과 달리 영국 대표였던 스콧은 최고급 아웃도어를 입고 조랑말을 끌고 남극에 발을 딛였다. 남극에 조랑말이라니.. 결국 내리자마자 조랑말들이 죽는바람에 사람들이 짐을 끌어야했고, 준비 부족으로 결국 노르웨이에 남극 점령 타이틀을 넘겨줘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극강의 추위탓에 식량품과 물을 저장했던 주석 용기가 부서져 스콧일행은 결국 남극에서 최후를 맞이해야했다.
마지막으로 수은에 대해 몇글자 적어야겠다. 한 때 일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미나마타병의 주범이 수은이라고 한다. 수은이 몸에 축적되어 쌓이고 쌓이다보면 심할경우 목숨도 잃을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대로 이어져 기형아 출산을 일으킨다고 하니 각별히 유의해야할 녀석임에 틀림없다. 공장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속에서도 수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형광등이다. 형광등 안엔 수은이 들어있다고 하니 형광등을 버릴때엔 깨지 발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야겠다.
기존에 몰랐던 금속에 대해 조금은 친근해질 수 있는 기회이긴 했지만, 책을 펼치기 전에 내가 기대했던만큼의 내용은 아니었다. 이 전에 읽었던 '금융으로 본 세계사'와 비슷할 거라 생각해서인지(제목으로만 비교했을 때) 기대가 조금 더 컸던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금속들에 대해 잘 알게 될거라 확신했지만 읽고나서도 정확히 감이 오지 않는다. 책의 잘못이 아니라 금속에 대해 너무 문외한이었던 나머지 책 한권으로는 그 부족함을 메꿀 수 없었던 나의 잘못이 더 큰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