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그리고 엄마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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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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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연민과 자랑스러움이 반씩 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가거라.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심해. 우리집 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너는 자유의 몸이 되는 거야. 아칸소에서 헨더슨 할머니에게 배운 것과 나한테 배운 것이 있으니 옳고 그른걸 판단할 수 있겠지. 옳은 일을 해라. 남의 유혹에 넘어가서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잊으면 안 돼.
사랑하는 관계 안에서나 친구들 사이에서, 또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맞춰나가야겠지만, 남한테 휘둘려서 네 생각을 바꾸면 안 된다. 그리고 기억하렴. 넌 언제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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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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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네가 삶을 바꾸지 못하면 삶이 너를 바꿔놓을 거야.
그리고 그건 전부 네 잘못이 되지.
네가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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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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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지붕집이었는데, 빗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살림을 차린 사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점점 높아지더니 칠월이 되니까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어쩌다 이런 구석까지 찾아왔대도
그게 둘이서 걸어온 길이라면,
절대로 헛된 시간일 수 없는 것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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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문학과지성 시인선 4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7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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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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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도종환 지음, 송필용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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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쯤은 꼭 다시 걸어 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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