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독깨비 (책콩 어린이) 23
마이클 모퍼고 지음, 피터 베일리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이란 책을 읽으면서 지인이 권해서 함께 읽게 된 책이다.

 

표지와 중반을 읽으면서도 나의 짧은 상상력으로 원자력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삽화마저도.....

그리고 중반 이후로 가면서 끔찍한(?) 원자력 발전소 이야기를 다루지만 여전히 서정정이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원자력 발전소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사람과 자연 사이의 갈등 등 여러 가지 갈등을 어쩌면 이렇게 조곤조곤 조용히 풀어낼 수 있는지 작가의 역량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한 번역가의 역량도 너무 놀라웠다. 번역본을 필사하고픈 마음이 든 것은 처음이니까 말이다.

 

작품에서 나오는 인물들이 다 주변에 있을 법 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서로를 위해 주는 모습, 그러나 반드시 있어야 하는 서로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습지였던 곳에 건설한, 몇 백년 동안 콘크리트 덩어리로 남아 있어야 할 폐기된 발전소는 흉물 그 자체로 길게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들의 어리석음의 상징물 같아 속상했다. 더 속상한 것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정지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경쟁적으로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쿠시마 사고를 접하고서도, 원자력의 위험을 외면한 채 당장의 전기 생산을 위해서 계속 국가적 시책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답답하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을까? 하긴, 다른 나라도 어떤 면에서는 마찬가지겠지. 하루 빨리 건강한 정부, 철학을 가진 정부가 세워져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여러 가지 정책을 결정해서 시행하는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

 

끝으로 공청회에서 원자력발전소를 막으려는 페티그루 아주머니의 강변을 인용하며 끝 맺고자 한다.

 

"그래도 저는 이 발전소를 짓고자 하는 분들이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고, 최대한 발전소를 안전하게 만들리라 굳게 믿습니다. 발전소를 가동하는 분들도 조심하리라 굳게 믿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을 떠난 저의 남편, 아서도 조심을 했습니다. 제 남편은 우리 집에 간단한 발전기를 설치했습니다. 그이는 그것이 안전하다고 여겼지만 그것으로 인해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신사 분들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기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과학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실수는 쉽게 저질러집니다.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납니다.

-------------------------------중              략----------------------------------

저들이 이 원전을 말끔히 철거해서 습지가 다시 지금과 똑같은 모습을 되찾을 거라고는 절대 기대하지 마세요. 제가 책에서 읽은 바로는 이처럼 방사선으로 오염된 건물은 절대, 결단코 철거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유독한 성분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못해도 앞으로 수백 년은 발전소를 콘크리트로 뒤덮어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갑자기 4대강 공사가 생각나 슬프다. 녹차 라떼라는 미명으로 4대강이 앓고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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