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것은

작가가 나보다도 4년이나 어렸던 것 때문이었다.

4년이나 더 산 나도

작품의 배경이 된 87년 민주 항쟁에 대해 충분히 알고, 이해하지 못 하는데

4년이나 어린 작가가 잘 표현해 냈을까? 하는 의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읽고 나서는 작가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생긴 것 같다.

 

무엇보다 그의 솔직한 작품 후기에서,

그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으로

작품을 거절하려고 했다는 것에 작가의 고민과 작가로서의 책임 의식이 느껴지며 역설적으로 신뢰가 생겼다.  아니 신뢰는 작품을 보는 내내 이미 생겼고, 후기를 읽으면서 더욱 확고해졌던 것 같다.

두려웠지만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작업이었기에 하기로 했다는 것에 어느 교육자보다 더한 어른으로서의 사명감이 느껴졌고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가 작품을 한 이유가 중고생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용기를 낸 것이라면

정말 참, 좋은 작품을 참, 잘 쓴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무지한 어른들까지 깨어날 수 있게 해 주어 참 고맙다는 생각마저 든다.

 

짧은 만화 1권으로

87년 민주 항쟁을 배경으로 민주주의의 숭고함을 알게 해 주었고

숭고한 민주주의를 이루어 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고뇌와 희생이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거창한 말들과 그림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 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어서 더 따뜻했고

부분 부분 눈시울이 뜨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우리는 참 가혹한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보통의 다수의 사람들이 참 힘겹게 이루어낸 민주주의 국가인데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이 참 쉽게 민주주의를 허물고 있는 것 같다.

 

대책없이 꼬여 있고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사회 문제를 접하면서

화나고 절망하고 속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람들의 질 것 같은 싸움이 이기는 싸움이 되려면

작품 속 어느 어르신이 말했듯이

 

물이 100℃에 반드시 끓는 것처럼(실제로 과학에서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더만서도 언젠가는 끓는 순간이 있을 것이기에)

지금이 99℃라고 생각하며 계속 싸워야 가능한 것 같다.

 

거창한 싸움을 하면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항상 지금이 99℃라고 주문을 외우며 살 것이다.

 

그럼 화가 덜 날 것 같다.

 

참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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