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박영숙 지음 / 알마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내용과 제목은 정말 잘 안 어울린다. 굳이 연결 짓자면 연결 지을 수도 있지만...깔끔한(?)표지는 정말 잘 어울린다. 책 내용과...

아이 유치원에서 저자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원래 제목은 아니었단다. 출판사에서 도서관 이야기라고 하면 아무도 안 사 간다면서 내용은 안 고칠테니 제목만 고치자고 했단다. 그래서 태어난 제목이 "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란다. 요즘 부모들의 관심사를 꿰뚫는 제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가 못 된 이유는? 읽어 보니 내 아이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일까?

저자 강의를 들을 때도 무어라 꼬집을 수는 없지만 강의 중후반부에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같은 감정을 느꼈다. 그런데 책도 딱 그 만큼의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가 뭘까? 그것을 굳이 언어로 표현하자면 자연스러운 책읽기 속에, 아니 자연스러운 삶 속에서 태어나는 인생의 가치가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자연스러움" 난 그것이 "쉬움"과 같은 말인 줄 알았다. 2번의 출산을 경험하고서 "자연스러움"이 쉬움이 아님을 알았다. 난 두 아이의 엄마다. 첫 애 때는 자연분만과 모유수유가 자연스러운 것이고 아이에게 좋다는 것을 알고 믿으면서 걱정 없이 해내리라 생각했지만 둘 다 실패했다. 둘째 때는 나름 부단히 노력하여 두 가지 다 성공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것이 어려운 어거지 세상에 내 몸도 어거지가 되었는지... 어쨌든 책 얘기 하다가 이렇게 얼토당토한 얘기를 하는 이유는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이 사실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출산의 고통과 버금가는 노력이 기울여진 것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출산의 고통은 의학계에서 손꼽는 3대 고통 중의 하나라고 들었다. 하지만 이 땅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자라는 즐거움 속에 그 고통을 잊고 둘째, 셋째를 낳는다. 박영숙 관장님은 즐거움이 충만되어 남들이라면 엄청 고통스러웠을 일들을 너무 담담한 목소리로 대면대면하게 이야기한다. 그 내공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건 지.. 간간히 자기 아이들 얘기를 하는데 다른 집 20대보다 더 훌륭한 모습이다. 늦은 밤 책 읽는 엄마를 위해 커피를 타 주는 초등생 이야기.... 더 이상 감동적일 수 있을까? 그런데 감동스런 이야기가 이보다 참 많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달려 가 그이 곁에 있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함께....그리고 내가 가진 뭔가를 나누고 싶어진다.

주변 사람들한테 이 책 이야기를 많이 해 줬다. 초등생 아들을 두고, 대치동 엄마 이야기를 읽고 있는 우리 형님에게도, 2,3살 아들 형제를 키우고 있는 우리 동서에게도, 그리고 함께 모임을 하고 있는 유치원 엄마들에게도.. 같이 읽고 함께 이야기 해 보자고... 직접 느티나무 도서관을 방문했던 한 엄마가 막상 도서관에 가면 그러한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난 그 자연스러움을 믿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이들 키우기에 혼란스러운 많은 사람들한테도 권할 것이다.

며칠 전 어떤 도서 평론가의 신문 칼럼을 보니 댓가없이 타인이 권하는 책은 좋은 책일 확률이 높다는 말이 있었다. 절대 동감.. 그런 의미에서 이 책 한 번 읽어 보시라..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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