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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오사 게렌발 지음, 강희진 옮김 / 우리나비 / 2014년 11월
평점 :
독특한 사회만화가 오사 게렌발. 나하고는 10살차이가 나는 셈인데 대학졸업은 거의 비슷한 해에 했다. 마음껏 방황하고 하고픈 것을 해보고 자기가 필요할 때 공부할 수 있는 사회가 부럽다.
스웨덴이란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날씨가 더운지 추운지도) 그녀의 작품을 보며 분위기를 조금 느껴볼 수 있다.
지극히 유럽적인 복지적인 완고한 느낌. 한국과 비교해 분명 평등과 권리의식이 잘 인지되어 있지만 올바른 삶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성희롱, 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주다 못해 미친 것 같은 사람들(세상이 너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라니)
이 책은 그녀가 예술대학을 다니던 시절 사귄 남자친구에게 어떻게 길들여져가며 폭력에 익숙해지고 자존감을 잃어가는지 그리고 그 것을 다시 회복하기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그녀 특유의 선굵은 만화로 그려져있다. 졸업작품이라던데, 자신이 겪은 일을 직면하여 글이나 연극이나 어떤 작품의 형태로 내놓는다는 것이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끝까지 해내기 힘든 일인데, 생각보다 작품으로 빨리 정리한 것 같다. 학교를 십수년 다닌 것인지도 모르지만.
데이트폭력등을 이야기해야 할 때 혹은 위로를 해야 할때 이 책을 건네거나 함께 보며 이야기하면 훨씬 쉬울 것 이다. 우리에겐 그녀에게 도움을 주고 완벽하게 처리해주었던 교수, 의사, 경찰은 없겠지만.
책은 80페이지로 매우 얇다. 칼라그림은 아니지만 하드본에 스웨덴이란 나라작가의 것을 번역하여 내놓는 다는 것이 출판사로서는 쉽지 않았을 텐데...대중적으로 알려진 작가도 아니고.
팔리기 쉬운 책만이 아니라 만들어내야 하는 책도 만드는 출판사가 매우 고맙다. 한 번더 이름을 보게 된다. *우리나비*라...역시 생소하다.
베스트셀러나 자기개발서등을 내는 출판사를 비웃는 적이 있었는데, 중쇄를 찍자라는 만화의 편집자가 그러더라. 잘 팔리는 작품을 만들어 팔아야 안팔리더라도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거라고.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럼 학술적이고 딱딱한, 비싼 책들을 붙잡고 사는 출판사들은....수요가 어느정도 있다는 걸까, 아니면 초인적인 정신력과 인류에 대한 봉사심으로 그런 일을 해내는 걸까??
이 책의 별점 4개는 작품에, 하나는 출판사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