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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탐구
버나드 W. 앤더슨 지음, 김성천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7년 5월
평점 :
구약성서 탐구/버나드 앤더슨/김성천/CLC/고경태 편집위원
CLC에서 김성천이 번역한 버나드 W. 앤더슨(Bernhard W. Anderson, 1916-2007)의 <구약성서 탐구>(2017년) Understanding the Old Testament(1998)는 제5 개정판이다. 앤더슨은 1945년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콜케이트, 프린스턴에서 구약을 가르쳤다. <구약성서 이해>는 1957년에 제1판이 출판했을 때 구약신학계에 하나의 고전이 되었다. 앤더슨는 연구가 확장되고, 구약신학계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는 것을 취합해서 1966년에 제2 개정판. 1975년에 제3 개정판을 냈고. 1986년에 제4 개정판을 출판했다. 제4 개정판은 강성열, 노창규가 <구약성서 이해>로 크리스찬다이제스트에서 번역 출판했다(1994년).
우리는 새로운 버전을 유일한 책으로 생각하지만, 학자가 자기 학문의 진보를 보여주는 것은 후학에게 큰 유익을 준다. 학도가 앤더슨의 초판에서 5개정판까지 변화를 탐구하는 것은 학문 도야에 큰 유익이다. 우리에게 개정판에 대한 이해가 좀 생소하다. 좋은 학자들은 출판한 뒤에도 연구를 계속하며, 학문 증진을 개정판으로 독자와 공유한다. 독자는 학자의 학문 변화를 파악하면서 학문 방법과 진보된 재료들을 탐구할 수 있다.
앤더슨의 다른 작품인 <구약 신학> Contours of Old Testament Theology(1999)은 최종진에 의해서 한들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했다(2001년). 앤더슨의 저술은 구약 연구를 집대성한 것이다. 구약 신학계가 현재 진행하는 것을 이해하는 중요한 저술이다. <구약 신학>은 구약 신학에 대한 것이고, <구약성서 탐구>는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것이다. 구약을 공부하는 학도에게는 필독서이다. 구약성경을 이해하려는 독자에게 <구약성서 탐구>는 좋은 근거를 제공한다. 노희원이 번역한 <시편의 깊은 세계>(1997년, 기독교서회)도 있다.
필자는 <구약성서 탐구>를 ‘진행형 모듈’에서 ‘완성된 모듈(Module)’로 제시한다. ‘진행형 모듈’을 익히는 것도 유익하다. 그러나 완성된 모듈을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앤더슨은 1998년에 5 개정판을 출판 뒤에 2007년에 별세했다. 신학자는 죽음 직전까지 학문은 진행형이다. 앤더슨이 마지막까지 펜을 놓지 않은 일생 동안 구축한 모듈이 <구약성서 탐구>이다. 구약성서를 이해하는 완전한 모듈은 아니지만, 앤더슨에게는 완전한 모듈이다. 한 학자의 모듈을 이해하는 것은 독자 자기 모듈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학자는 자기를 답습해서 자기 학문을 계승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자기를 잘 답습해서 독자 자기의 모듈을 만들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여러 모듈이 잘 작동하는 학문 교류 연합체가 세워지면 멋진 학풍을 이룰 것이다. 모듈과 모듈이 서로 작동하지 않아도, 작동되지 않는 모듈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이다. 자기 모듈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작동원리(매카니즘)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앤더스는 구약성서를 이해할 때, 출애굽에서 시작해서 말라기(역대기)를 지나 묵시문학까지 구성시켰다. 헬레니즘 시대에 팔레스타인은 구약과 신약의 중간 지대이다. 구약성서에서 거기까지 제시했다. 앤더스는 구약정경목록에 대한 이해를 제시해서 포괄적인 구약성서 이해를 추구했다. 출애굽에서 시작한(1장, 2장, 3장, 4장) 것은 ‘히브리의 실재 역사’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했다. 앤더슨은 구약성서를 역사와 이야기의 복합 형태로 제시했다.
앤더스의 <구약성서 탐구>에서는 다양한 그림 자료를 제공한다. 고고학 발굴 자료 등이 사진으로 제시했다. 구약 탐구에 관련된 모든 근거 사진 자료로 제시했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CLC에서는 사진을 잘 인쇄해서 매우 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구약에 관련한 모든 고고학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 것 같다. 책 뒤편에 별면 사진은 칼라로 제공했다. 다만 지도를 옮길 때 영어 지명을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표기한 것은 아쉬움이다.
앤더슨의 <구약성서 탐구>를 번역한 김성천은 구약신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번역하는 구약전공 학도이다. 번역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내용을 진행시킨다. 다만 ‘B.C.E’를 ‘기원전’으로 번역했는데, ‘B.C.E’(C.E)를 보여주어 학계의 표기 변화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CLC는 앤더스의 <구약성서 탐구>를 매우 귀하게 제작했다. ‘크라운판 양장’으로 제작한 것이다. 크라운판은 신국판에 비해서 훨씬 무겁다. 책의 무게도 무겁고 저자의 사상도 무겁다. 크라운판 저술은 모두 오래 동안 보관할 지식이다. 크라운판, 판형을 보면서도 저술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CLC가 매우 의욕적으로 출판한 것으로 생각한다.
앤더슨의 마지막 작품 제5 개정판 <구약성서 탐구>를 읽어보자. 구약 전체를 보는 한 시대의 탁월한 신학자의 관점을 보는 것은 즐거움이다. 그리고 나의 신학 좌표를 굳게 세우는 도움의 도서로 활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