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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 - 삶이 흔들릴 때 꺼내 읽는 문장들
부아c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11월
평점 :
* 본 리뷰는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저자는 16년 다닌 회사를 그만두기 전,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깊게 스며들던 외로움에 대해 말한다. 그 외로움이 어떻게 자신을 '혼자 있는 법'으로 이끌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어떻게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통로가 되었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외로움을 극복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관계를 전환시키는 순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나이가 들면서 저자의 중심은 타인에게서 자신에게로 옮겨갔다. 평생 함께 가야 할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고, 세상의 기준보다 내 기준에 가까워지는 일이 성장의 방향이라는 깨달음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그렇다고 외로움을 낭만화하거나 고립을 권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댈 수 있는 지점을 여러 곳에 마련해두는 일의 중요성을 말하고,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다정함이 결국 나에게도 되돌아온다는 점을 짚는다. 이 위로와 조언의 균형이 책을 오래 남게 한다.
저자가 말하는 '나와 친해지는 것'의 끝은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이다. 이 책은 타인의 시선보다 스스로를 더 잘 아는 사람들,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꽃이 제각각 다른 계절에 피어나듯,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이들의 이야기다.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문득 공허해지고,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사람들 틈에 있어도 외롭고, 관계 속에서도 혼자인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순간 우리가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에게 더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라고 다정하게 말해준다. 그 말이 주는 안도감은 오래 머문다. 외롭다는 건, 어쩌면 잘 살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