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도시, 아티카
이선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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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코에 플라스틱 포크가 박힌 바다거북, 폐어구에 몸이 칭칭 감긴 채 비명을 지르는 돌고래, 하얗게 죽어버린 산호 군락. 열세 살 이선은 바닷속 도시 '아티카'에서 그 모든 장면과 마주한다.


아티카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지어진 도시다. 플라스틱 빨대가 건물이 되고, 비닐이 거리가 된 곳. 이곳 주민들은 쓰레기 때문에 죽은 해양 생물의 영혼이다. 바다거북의 얼굴을 하고, 범고래의 몸을 한 그들은 이선에게 바다의 민낯을 보여준다.


이선은 아티카인들과 함께 폐어구에 걸린 상괭이를 풀어주고, 플라스틱 컵에 갇힌 문어를 구한다. 거대한 어망을 치우기 위해 여럿이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며 깨닫는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작은 존재들이 함께 책임을 나눌 때 비로소 바다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지는 존재지만, 결코 혼자 감당하지 않아요. 그 안의 생명들이 저마다 책임을 나눴기에 바다는 살아 숨 쉴 수 있었던 거예요."


책임은 나누는 것이다. 《버려진 도시, 아티카》를 읽는다는 건 그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것들이 어디로 가는지, 그것이 누구를 죽이는지. 동시에 이 책은 희망도 말한다. 비닐봉지 하나를 바람에 날려 보내지 않는 선택, 그런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바다는 다시 숨 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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