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잡는 법과 놓는 법 - 의존하거나 회피하고 싶은 내 마음을 이해하는 성격심리학
한경은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9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나를 미워할 때조차,
우리는 나를 완전히 놓은 적이 없다 ❞
자기 미움의 뿌리에는
자신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기대가 숨어 있다.
어떤 사람은 관계를 붙잡느라 자신을 놓고,
어떤 사람은 자신을 지키느라 관계를 놓는다.
저자는 의존과 회피를
대립이 아닌 하나의 연속선으로 본다.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것도,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으려는 것도
결국 같은 불안에서 나온 다른 반응일 뿐이다.
책의 핵심은 균형이다.
저자는 융의 대극성 개념을 빌려,
빛과 그림자가 함께할 때
비로소 전체로서의 나에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잡는 것도 놓는 것도 각각 의미가 있다.
문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칠 때 발생한다.
붙잡아야 할 것을 놓치거나,
놓아야 할 것을 움켜쥐거나.
하지만 의존과 회피는 적이 아니다.
둘 다 불안 속에서 나를 지키려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
이것을 억누르거나 없애는 게 아니라
이해할 때, 비로소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계는 차단이 아니고,
회피는 실패가 아니며,
의존은 약함이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나를 지키려는 방식이었다.
우리가 반복하는 패턴 안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다.
친밀한 관계가 언젠가 변할 거라는 생각에
차라리 처음부터 거리를 두게 되었다.
지금도 가까워지는 게 두렵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두려움의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를 바꾸려 애쓰는 대신,
이해하려 했을 때 조금 편해졌다.
무엇을 붙잡아야 하고,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
그 균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성숙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잡는 힘이다.
서툰 채로 살아가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