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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 한국어판 발매 20주년 기념판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25년 9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도 남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곳.
내일이 있을지 알 수 없는 곳.
그곳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남을 수 있을까.
수용소의 어느 날,
한 구석에서 동료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수감자들은 알았다.
그가 내일을 포기했다는 것을.
빵 한 조각과 바꿀 수 있는 그 귀한 담배를 태운다는 것.
그것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놓았다는
마지막 신호였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그 자유만은 빼앗을 수 없다."
프랭클이 기록한 것은
단순한 증언의 기록이 아니다.
벌거벗은 실존만 남은 인간도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증명이다.
매일 아침 점호 시간, 굴욕은 반복된다.
번호로 불리고, 구타를 당하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누군가는 마지막 빵 조각을 나누고,
누군가는 죽어가는 동료에게 물을 건네고,
누군가는 절망하는 이에게 농담을 던진다.
같은 수용소, 같은 고통이지만
각자가 선택한 태도는 달랐다.
극한의 절망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평범한 고통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다는
프랭클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수용소는 사라졌지만
선택의 순간은 매일 찾아온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