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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미추홀, 제물포, 인천 1~2 세트- 전2권
복거일 지음 / 무블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미추홀은 어떻게 인천이 되었나.
미추홀이 어떻게 인천이 되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시작점은 황해다. 압록강 하구를 정점으로 한 삼각형 해역이 사람과 물자의 이동축이 되었고, 이 축 위에서 위례성과 미추홀이 내륙과 나루로 자리 잡았다. 비류는 미추홀에 정착해 소금과 갯벌을 익히며 공동체를 세웠고, 온조는 위례성을 기반으로 백제를 건국했다. 북쪽의 고구려가 낙랑·대방을 정복하며 세력 지형을 바꾸고, 미추홀은 강과 바다 사이의 중간지로 기능을 굳힌다. 이 책은 이동 경로의 변화를 중심으로 도시의 변화를 셜명한다.
근대로 오면 경로가 확장된다. 제물포 개항과 경인선 개통으로 인천은 서울의 외항이 되었고, 공업지대가 형성되었다. 하와이 이민이 제물포에서 출발했다는 기록은 훗날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의 근거가 된다. 러일전쟁과 3·1운동 같은 굵은 사건들도 항구와 철길을 통해 일상과 맞닿는다. 전쟁 중에는 팔미도 등대와 인천상륙작전, 학도의용대가 도시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전후에는 농지개혁, 고속도로, 철강산업이 이어지고 1988 서울올림픽이 국가 위상을 끌어올린다. 2001년 바다 위 섬에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며 항로가 하늘로 확장되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오면 인천은 항구·철도·공항을 모두 갖춘 도시가 된다.
읽고 나면 지도보다 동선이 먼저 그려진다. 바다에서 나루로, 나루에서 항구·철도·공항으로 이어지는 변화가 도시의 성격을 바꿨다는 점이 분명히 보인다. 영웅사와 시대사 사이에 생활사도 자리한다. 척화비 곁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던 월례, 개항장에서 떡을 팔아 하루를 잇던 손, 경인선 첫차를 기다리던 새벽의 사람들이 그 증거다. 연대기와 동선을 함께 두면 도시는 더 선명해진다. 한 번은 연대기로, 한 번은 동선으로 읽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