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조림 정치학 - '사소한 것들'에 담긴 사소하지 않은 정치이야기
권혁범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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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 ‘신경아 학벌 위조 사건’으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학벌지상주의 문제가 불거졌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정확한 척도가 없기에 학벌을 중요시하는 풍토가 조성되었고, 학벌을 위조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능력뿐만 아니라 사람의 가치마저도 학벌에 의하여 평가되는 것이 무척 씁쓸하다. 최근 ‘미네르바 사건’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터넷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가 알고 보니 고졸 학력의 중년 남성일 뿐이었다니. 언론사들은 사건의 전말보다도 미네르바의 학력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미네르바가 정식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보다도 훌륭한 경제 전망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대학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 경제에 대하여 논한다는 점이 경악스러웠던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들은 대학 타이틀을 위하여 잔인한 입시 경쟁을 치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가 개혁되어 같은 생각을 지닌 인재들을 양산하는 대신, 개인의 특성과 소질을 잘 살린 창의적인 방법이 도입된다면 어떨까? 초중학교 과정은 '전인교육'을 실현하고 여러 분야를 접할 수 있도록 그대로 유지하고, 고등학교 과정은 학생의 특성에 맞추어 전문적인 교육을 하면 매우 효율적일 것이다. 잘 하지 못하고 흥미도 없는 과목을 배우는 대신에 자신이 잠재력을 발굴하면 학생도 배움이 즐거울 것이고, 국가에서도 창의적인 인재를 얻게 된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이미 이러한 교육 정책이 도입되어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소모적인 경쟁을 위하여 사교육비로 많은 돈을 낭비하지 않고, 학벌은 중요시되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취직할 수도 있다. 처음 실행하기에는 많은 제도적 장치가 요구되고 예산도 많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제도가 정비되면 국민들의 행복 지수는 분명 올라갈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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