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외에는>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죽음 이외에는 머독 미스터리 1
모린 제닝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피시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1890년대 빅토리아 시대의 캐나다. 형사 머독은 가톨릭 교도의 아일랜드 출신이라 이래저래 서민층에 속한다. 그가 추운 겨울, 옷 하나 걸치지 않고 얼어 죽은 열 여섯 소녀의 시체를 만난다. 

작가는 곱고, 정숙하며, 우아하게 보이는 빅토리아 시대의 중산층 가정의 저편, 그늘과 이층 다락방과 마굿간과 부엌과 광에서 실제 있었던 서민들의 삶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 불쌍한 소녀의 죽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남겨진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그녀의 살인 사건을 파면 팔 수록, 알면 알수록, 깨끗한 사람은 없고 거짓 없는 사람도 없다.   

사립 탐정이던 홈즈와는 달리, 머독은 경찰 조직 안에서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해야하는 공무원 신분인데다 의사 친구도  없다. 그에게 조언을 해주는 이들은 가난한 하숙집 주인 부부이고, 이미 저 세상으로 떠난 약혼자가 유일한 가족이었다. 머독은 혼자 뛰어 다니면서 수사를 벌이면서 열심히 일하지만, 그는 홈즈같이 혼자 사건을 풀고, 짠 하면서 자신의 영특함을 뽐내기 보다는 독자 옆에서 함께 뛰면서 독자와 더불어 비열한 범인을 벌한다. 그는 결코 천재형 수사관이 아니고, 때에 따라 울컥하기도 하는 (상처도 입고, 실수도 하면서)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인간이다. 어느정도 투박한 그의 수사 스타일이나 이 소설의 구성이 그래서 마음에 든다.   

시골서 상경해서 화려한 중산층 가정의 하녀로 일하던 불쌍한 소녀는 여러 인간들에게 이용만 당했다. 그녀가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부당한 처지를 말할 방법이 있었을까, 죽음 이외에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