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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 승부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삼국지 리더십 2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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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책은 주로 한국인 저자나 서양인 저자, 그중에서도 미국인 저자의 책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이라는 책을 받아들고 자오위핑이라는 중국인 저자의 이름에 눈길이 먼저 갔다. 인력 자원과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이면서 기업관리 이론과 팀장 리더십에 정통한관릭학 박사라는 저자의 이력답게 중국 고전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시각의 참신함과 배경지식의 풍부함에 나는 매료를 당했다.

 

저자가 주장하듯이 중국인에게 있어서 <제갈량>이라는 인물은 단순하지 않다. 먼저는 역사를 살다간 실제 인물로서 제갈량이 있다. 한편 나관중이 역사적 인물을 내세워 소설형식으로 쓴 삼국지 연의에 등장하는 제갈량이 있다. 저자는 이 두 인물을 모두 중요하게 취급한다. 실존 인물인 제갈량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에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만을 연대기적으로 나열한 기록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 살아 있는 제갈량을 만날 수 없다. 따라서 소설 속의 제갈량이 중요한데 그는 중국인의 지혜, 즉 장구한 역사를 통해 체득한 중국인들의 처세술과 리더십의 화신이기 때문이다. 역사속의 제갈량이 소설속의 제갈량을 통해서 살아 움직이고 소설속의 제갈량은 역사속의 제갈량에 근본을 두고 있으니 둘 다를 이해할 때 <제갈량>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교훈을 준다. 이것이 저자가 제갈량을 조명하는 기본적인 입장이자 저술의 관점인데 나에게 무척 참신하게 다가온 부분이다. 아하, 문학적인 상상력과 역사적인 사실은 이렇게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게로구나 하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중국인들의 대인관계에 작용하는 미묘하고 복잡한 역학관계를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중국인의 처세술에 비해서 카네기의 서양사람들을 위한 처세술은 지극히 순진무구하고 단순해 보이기조차 한다. 세계가 군웅들에 의해서 할거되고 역학관계가 복잡한 세계에서 자기 한 몸 건사하는 것도 쉽지 않을 터인데 수천 수만, 수백만의 군사와 백성들의 생존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야할 것인가! 이런 관계에서는 단 한 번의 오판이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제갈공명이라는 역사적이자 문학적인 인물을 통해서 중국인들은 그런 상황에서 처세술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다시 문학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깨달음이 왔다.

 

우리는 종종 약간 허망한 자신만만함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물론 까닭없이 위축되어 주눅이 드는 것도 좋은 삶의 태도는 아니지만 근거 없이, 매우 부족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이웃나라를 무시하는 태도는 미성숙의 극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중국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지면서 나 자신부터도 중국을 은근히 무시하고 중국상품을 무시하는 습성이 생겼다. 하지만 중국은 이제 세계 무대에서도 미국 다음으로 영향력이 커져버렸다. 머지 않은 장래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생각도 든다. 중국덕분이 우리 나라는 앞으로 몇 십년 동안 먹고 살 것이라는 어느 경제전문가의 진단도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중국인의 내면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국과 협상테이블에 앉아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꼼꼼히 읽고 토론하는 가운데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http://www.bibliotherapy.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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