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성서의 이해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숨에 달리듯이 읽으며 무언가 그동안 답답했던 것이 풀리는 것이 느꼈다. 이 책의 내용은 이땅의 교회 다니는 사람으로서 늘 배워온 것에 대한 어떻게 보면 도전일 수도 있겠다. 평소에 한국 교회가 믿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것을 바라기 보다는 맹신하도록 유도해 온다는 느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 있는 내용이 가령 종교개혁의 나라 독일에서는 고등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우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다.

문제는 누군가가 이런 풍토에서, 솔직하게 '사실은 이렇다'고 말할 때가 왔으며 도올이 그걸 용기있게 해냈다는 것이다. 도올은 성실한 학자로서 연구하고 적지 않은 양의 자료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일반인에게 아주 쉽게 그리고 우리의 말로 설명해줄수 있는 재주가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지엽적인 부분에서는 틀린 내용도 종종 있다. 파피루스와 코덱스도 구별 못하고 여자여라고 변역되는 여성 존칭 귀나이도 잘 모른다는 것들을 보면.) 하지만 이 책 전체에서 이야기하는 것, 극화된(?) 예수의 이야기 보다 예수 당신의 원래 이야기를 찾으려는 노력 이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아닐까.

당혹스러운 것은 이런 소리가 한국 기독교에서 스스로를 혁신하고자 하는 몸부림 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결국 한국 교회에서 교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것.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정도로 무언가 노력을 하지 않는 한국 교회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분명히 신학 대학에서 이런 내용을 기르칠 텐데 왜 현장 목회에서는 기존의 고루한 한국 교회의 모습을 답습하게 되는지.

얼마전 언론에서 '구약폐기론'등의 논란이 있었던 책과 강좌이다. 물론 이 책을 직접 읽어보면 그와 같은 논란은 오해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제발 이 책을 읽었으면 도올이 구약을 폐기하자고 했다든지 삼위일체를 부정했다든지 하는 말은 하지 말자. 우리 안에 확고한 사실이라고 자리잡았던 것들이 과연 그럴까 한번쯤 생각해본다면 성공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