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외면할 수 없는 진리를 외면하지 않은 자의 이야기
(<라이너스 폴링 평전>,
 테드 고어츨, 벤 고어츨 지음, 박경서 옮김, 실천문학사)

 라이너스 폴링은 노벨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걸로 유명하다. 그는 1954년에 노벨화학상을, 1962년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생화학의 개척자이자 반핵운동가인 그는 과학자이자 사회운동가였다. 그렇게 그가 보여준 삶은 나의 지향점이다. 과학적 진리 추구와 사회적 정의 실현은 외면할 수 없는 진리를 외면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공통점을 공유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핵전쟁이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란 사실은 단백질이 아미노산 서열에 따라 특이한 3차원적 구조를 형성한다는 사실만큼이나 자명한 진리이다. 자신의 이성과 양심이 진리라고 가리키는 것을 좇는 삶, 그 과학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삶의 표본, 라이너스 폴링의 내밀한 삶 이야기가 자못 궁금하다. 

 

 한반도의 땅, 생명, 그리고 역사 
(<한반도 자연사 기행>, 조홍섭 지음, 한겨레출판)

 한국은 자연사의 불모지다. 서구의 과학은 자연사의 뿌리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그 뿌리 없이 바로 그 뿌리에서 피어난 꽃인 현대과학에서부터 과학이 시작됐다. 그래서 우리네 과학은 불안하다. 늘 무언가를 쫓길 바쁘다. 과학이 자연을 향해 있지 않고 돈을 향해 있다. 한국에서 뛰어난 인재가 진화학을 하거나 생태학이나 분류학 같은 필드웍(Field Work)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반도 자연사 기행>이 자연사학자나 박물학자가 아닌, 기자의 손에서 쓰여졌다는 사실이 씁쓸하면서도 이해가 된다.  그리고 고맙다. 과학자들도 잊고 사는 사실, 이 땅에도 고유의 생명과 자연의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속살을 보여주고 들려준다니 말이다.

 

인간은 단 한 걸음도 진보하지 않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투퀴디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유사 이래 인류는 진보를 거듭해왔지만, 인간은 단 한 걸음도 진보하지 않았다. 그것은 유한성을 운명으로 하는 인간의 불가피한 결론이다. 끝없는 탐욕이 파멸을 가져와도 인간은 이내 그 파멸의 기억을 망각하고 또 다시 탐욕의 길을 걸어왔다. 전쟁의 역사는 그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역사학의 아버지인 투퀴디데스는 인간의 운명을 예리하게 직감하고 자신이 경험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냉철하게 서술했다. 같은 일이 후대에 되풀이될 것이기에 후세에 하나의 거울을 제공하기 위하야. 그 거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은 정말 단 한 걸음도 진보하지 않았다. 

   
불안한 시대의 불온한 인문학
(<불온한 인문학 >, 손기태 외, 휴머니스트> 

  수유너머 사람들이 인문학에 싸움을 걸어왔다. 그것은 국가와 자본, 휴머니즘이란 기치 아래 본질을 잊어버린 혹은 잃어버린 인문학과의 싸움이다. 모든 것이 '쓸모'로 재단되는 시대에 인문학 역시 쓸모 있는 학문이 되려고 몸부림쳐왔다. 인문학의 위기론은 인문학 대중화 같은 담론의 대두로 이어졌으나 도무지 인문학이 대중화가 되고 있는지, 혹은 대중이 인문화가 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아마 그것은 이러한 인문학은 자신이 가야할 길을 헷갈리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수유너머 사람들은 누구보다 그 길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을 터이니, 그들이 생각하는 길이 궁금하다. 

 

 

모든 길은 인간으로 통한다 
(<로드-여섯 개의 도로가 말하는 길의 사회학>, 테드 코노버 지음, 박혜원 옮김, 21세기북스) 

  인간은 길을 만들며, 길은 인간이 다닌다. 길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사회적 본질이며 온갖 역사적 사건을 매개하는 역사 그 자체이다. 테드 코노버는 여섯 갈래의 길을 통해 지금, 여기 인간과 역사를 걸어 보이려 한다. 아마존의 원시림에서 파크애비뉴까지, 잔스카르의 얼음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로 난 길 등을 걸으며 그는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말할 것인가. 그는 길 위로 어떤 길을 내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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