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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열심히 쓴 마이페이퍼를 날리고 허탈함에 빠져 다시 쓰는 걸 잊고 있었다. 졸지에 마지막 마이페이퍼가 이틀이나 늦었네ㅠㅠ 슬픈 마음으로 허겁지겁 다시 올리는 12기 신간평가단으로서의 마지막 마이페이퍼. 4월의 신간 소설 중 눈에 띈 책들!



우선 야마다 에이미의 타이니 스토리. <공주님>을 통해 야마다 에이미를 처음 알았으니, 거의 10여년째 그녀의 책을 읽어 오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맨 처음에는 그녀의 소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주님>이 처음 나왔을 무렵 내 주위에는 이상하게도 야마다 에이미 찬양이 넘쳐흘렀다. 마치 야마다 에이미를 좋아하지 않으면 좀 촌스러운 사람인 것 같이 취급받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그런 분위기가 나는 싫었다. <공주님>도 '뭐 그냥 그렇구만' 하면서 읽었더랬다. 하지만 <나는 공부를 못해>와 <방과 후의 음표>가 마음에 들었었고, <슈거 앤 스파이스>는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어머 세상에 야마다 에이미를 좋아하지 않다니!'라는 사람들과도 점점 안 만나게 되었고-_- 조금은 편안하게 그녀의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타이니 스토리는 그녀의 데뷔 25주년 작품이다. 세상에 스물 한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소설 하나 하나가 꽤 짧을 것 같다. '거장 재즈 뮤지션의 잼 세션처럼 책장을 넘기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는 민음사의 책 소개 문구는 굉장히 마음에 안 들지만(저 문구 때문에 책을 안 읽는 사람이 생길 것 같다는 기분까지 든달까-_-) 그래도 야마다 에이미의 책을 꾸준히 출판해주신 민음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첫 번째로 꼽는다. 가장 호기심이 이는 소설의 제목은 역시나 '클리토리스에 버터를(정말 야마다 에이미 답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420, 그리고 라이트벌브'.


두 번째로 꼽은 책은 회색 세상에서. 작가의 이름도 잘 모르지만, 출판사가 문학동네라는 점과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의 실상을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리스트에 올려 두었다. 문학과지성사/문학동네/창비의 책은 웬만해선 믿고 읽는 편인 데다가 최근에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언제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작가인 루타 서페티스의 할아버지와 친척들이 실제로 겪은 체험이 이 소설의 바탕이 된 것 같은데, 참,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잔인하면서도 무시무시한 것인지.


세 번째로 꼽은 세 권의 책은 한국 여성 소설가의 책들. 김 숨과 공선옥, 배수아의 신간이다. 


배수아는 야마다 에이미보다 더 오랫동안 읽어 오고 있는 작가고, 대학생 시절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아야 할 때 망설임 없이 이름을 댔던 소설가다. 그녀의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와, 바람인형과, 부주의한 사랑과, 철수와, 그사람의 첫사랑과, 붉은 손 클럽과, 나는 이제 네가 지겨워와, 이바나와, 동물원 킨트를, 나는 경전처럼 읽고 읽고 또 읽었더랬다. 예전에는 열광하는 마음이 아주 약간 섞인 흥분 상태로 그녀의 소설을 읽었다면, 지금은 그보다 차분하게 그리고 상당히 편안하게 그녀의 책을 뒤적인다. 출판사는 마음에 안 들지만(ㅈㅇㄱㅁㅇ은 그다지 선호하는 출판사가 아니다ㅠㅠ 물론 시공사와 동서문화사가 갑이지만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배수아인걸. 당연히 읽어줘야 한다.


공선옥 역시 참 꽤 오래 읽어 왔다. 어릴 적엔 <수수밭으로 오세요>나 <멋진 한 세상> 속의 인물들을 따라 가는 게 너무 아파서, 그녀의 책에 쉽게 손을 대지 못했는데 <나는 죽지 않겠다>부터 그녀의 책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신간에 대해 동아일보에서 엄청 우스운 서평을 써놨던데(무자비한 개발 횡포를 비판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작가가 그립다면서 공선옥의 경직성을 비판하고 '슬픔은 작가가 쥐어짜는 게 아니라 작품의 행간을 통해 독자에게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라고 충고까지 해서 어찌나 어이없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쌰랍동아일보-_-) 공선옥씨는 당연히 이따위 서평에 눈도 깜짝 안했으리라 믿는다. 5월에 1980년 5월의 광주를 다룬 책은 의무감으로라도 읽어야 한다.


김 숨의 책은 생각보다 많이 못 읽어 왔다. 이번 책에 대해 이런저런 신문들에서 쓴 서평들을 보니 꽤 예민한 소재를 김 숨다운 '불편함'으로 다루고 있는 듯한 느낌이던데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 숨이니까, 뻔하디 뻔한 TV 드라마 식의 '지독한 시월드 대 지만 잘난 며느리' 간 대립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을 리 만무하다는 믿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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