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강의 철학 입문 - 최강의 진리를 향한 철학 격투
야무차 지음, 한태준 옮김 / 동녘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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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표지에는 안경을 쓴 할아버지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눈을 부릅뜨고 있다. 또 다른 철학자와 철학 battle 을 하고 있나보다. ( 표정으로 봐서는, 무척이나 당혹스럽고 난감해보인다.  상대방의 이론에 대응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 
 

 <사상최강의 철학입문>은 철학자들간의 배틀battle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며,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철학자들이 자신만의 논리를 주장한다.  철학입문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인문학에 관한 내용도 상당히 들어있다. 
 

 

저자의 이름 (야무차) 도 낯설고 독특한데, 책 뒤쪽을 살펴보니 일본인인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 앞쪽 날개에 '커버 일러스트 keisuke Itagaki, 본문 일러스트 Masuhiro Yamada'라는 이름도 있다. 독특하다고 느껴진 표지 그림은 책의 원서(?) 그대로인 모양이다.


 
책의 목차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4장이며 진리 / 국가/ 신/ 존재에 대해 철학자들이 논하고 있다. 책의 앞면에는 철학자들의 연표가 있는데, 해당 연표가 있어서 한눈에 보기 좋았다.
ㅡ 1라운드 : 진리의 진리 : 절대적인 진리가 정말 존재할까?  프로타고라스 / 소크라테스 / 데카르트 / 흄 / 칸ㅌ / 헤겔 / 키르케고르 / 사르트르 / 레브스트로스 / 듀이 / 데리다 / 레비나스
ㅡ 2라운드 : 국가의 진리 : 이상적인 국가는 무엇일까?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 / 홉스 / 루소 / 애덤 스미스 / 마르크스
ㅡ 3라운드 : 의 진리 : 신이 죽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에피쿠로스 / 예수 그리스도 / 아우구스티누스 / 토마스 아퀴나스 / 니체
ㅡ 4라운드 : 존재의 진리 : 존재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헤라클레이토스 / 파르메니데ㅡ / 데모크리토스 / 뉴턴 / 버클리 / 후설 / 하이데거 / 소쉬르
 

 

책의 처음에 등장하는 인물이 '프로타고라스'이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 처음에는  피타고라스로 잘못 보기까지 했다. )   1장에서 '진리'라는 주제를 가지로 여러 철학자들이 자신만의 의견을 말하는데, 프로타고라스는 고대 그리스시대의 인물로 '진리의 상대주의'를 말한 이라고 한다. 프로타고라스의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사람마다 진리는 다르다' 라는 주장은 그 당시 (고대 그리스)의 정치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언변을 유려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며, 자신의 정치적 생명력을 연장시킬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프로타고라스의 강의는 무척이나 인기가 높았으며,  1번의 강의로 군함을 살 수 있을 정도까지 수업료가 올랐다고 한다. ( 고대 그리스의 정치인들이란 지식, 재력, 언변이 있는 권력자들이었다. 그러한 정치인들이 프로타고라스의 수업을 찬미했으니, 수업료가 천정부지로 올랐지 싶다. )

낯선 '프로타고라스'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이름도 유명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소크라테스'를 이해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껏 '왜 소크라테스가 유명하지? 왜 그가 그렇게 많이 화자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소크라테스의 위대성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프로타고라스, 상대주의 진리, 정치인, 그 당시 고대 그리스의 정치 사회상' 등 배경을 알고 나니,  소크라테스의 위대함을 막연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민주주의의 폐해, 중우정치

 

 

 

 



소크라테스가 직접 저술한 책은 1권도 없다고 한다. ( 몰랐던 내용이다. )  다만 그의 제자인 '플라톤'이 저술한 책에서 '스승 소크라테스' 이야기 및 일화 등이 있어서, 그것을 통해 소크라테스를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가   '그 당시 말빨있고 힘있던 정치인들의 허무맹랑한(?) 주장'을 '무지의 지'라는 수단으로 깨부숨으로서,  '그들 정치인도 아는 바가 없다'는 것을 수많은 민중들에게 알린다. 그로 인해 소크라테스는 청년들의 워너비가 되었지만,  '힘있는 정치인들'의 미움을 받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당시 정치인과 사회상을 알게 됨으로써,  '소크라테스가 왜 독배를 받게 되었나, 왜 도망가지 않았나'를 알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실천하기 위해 도망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기에 '플라톤'과 같은 제자가 추후  존경하는 '스승 소크라테스'를 회고했으리라. 

 

 
1장에서는 '진리'라는 주제로 철학자들이 배틀을 하는데, 상대성 - 절대성 - 변증법 등 말로만 듣던 어려운 용어들이 비교적 쉽게 구술되어 있다.

앞선 철학자 A가 어떤 내용을 주장하면, 다음 철학자 B가 A의 내용을 반박하며 등장한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서, 더욱 흥미를 준다. 

 

 
철학ㅡ이라고 하면, 대체로 용어도 어렵고 의미도 어렵기 마련인데, 이 책은 생각외로 재미있고 쉽게 구성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철학입문 책'이라 할 만하다. ( 물론, 철학자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는 것이 조금더 유리할 것이다.)


책의 목차에 '예수 그리스도'가 등장해서 의아했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철학자였단 말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의 뿌리(?)였던 유대인들의 욕망, 유대인들의 욕망을 채워주지 않아서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조금 새로운 느낌이 든다.
이제껏 기독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 지나치다 싶은 포교 및 전도활동 때문 ),   교회는 별로일지 몰라도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한 '예수 그리스도'는 존경할만한 가치가 있는 듯하다.


니체ㅡ라고 하면, '초인, 짜라투스트라'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초인이 절대적인 인물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 다른 의미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니체가 화자되는 이유가, 신이 죽은 '이후의 종말'에서의 삶에 대해 말하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종말인초인의 차이는 아주 작은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로 인해 종말인이 되거나 초인이 되는 것인가보다. 

 

또한 '쾌락주의'라는 단어로 인해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에피쿠로스'에 대해서도 다시금 알게 되었다. ( 에피쿠로스 학파는 무척이나 멋진 것 같다.   )  
 

국가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플라톤과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를 연계해서 들으니 무척이나 유용하다.  플라톤의 이야기에서는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언급되고,  '신' 파트에서 등장하는 아우구스티누스 편에서는 플라톤이 등장한다.
철학자들이 서로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고 하는 것이 느껴진다. 
 


국가관에서  홉스루소의 이야기 또한 인상깊었다. 홉스의 인간관은 성악설에 가깝고, 그래서 국가는 '꼭 필요한 필수존재'가 된다. 악한 인간들을 관리할 '절대적인 괴물, 리바이어던'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국가가 바로 리바이어던이라는 것이다. ( 이 책을 통해서 몰랐던 내용을 속속들이 알게 되니,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 )
반면 루소의 인간관은 성선설에 가깝고, 그래서 국가는  '굳이 없어도 되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잘못한다면 '혁명'하여 국가라는 기관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 이로 인해, 루이 16세와 마리 앙뚜와네트가 처형된다. )  
 

 

 

 

루소, 국가론, 인민주권


 


홉스의 이야기에서는 '홉스가 주장한 진정한 평화'가 정말 평화인가? 사실은 억압상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적할 수 없는 어마무시한 괴물 '리바이어든'의 억압하에  악한 인간들이 서로 살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홉스의 진정한 평화라니, 그야말로 이상할 따름이다. 
 

루소는 책 <에밀>을 쓴 사람이고, 그 책은 교육학에서 꽤나 화자되는 책이라고 한다. 다만 루소 그 본인은 "인격적으로 엉망진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대표적으로 5명의 아이를 고아원에 버린 일 )

책의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텍스트text에 숨겨진 개그코드가 있어서, 읽으면서 웃음이 피식 나오기도 했다.

 

< 개그코드 >
ㅡ "신이시여! 저에게 성적 금욕이 가능한 자제심을 주십시오!  지금 당장은 말고요!"   
( 241쪽,  아우구스티누스 )


ㅡ 그리고 "그 원인이 뭐지?"라고 46시간, 매일 계속해서 질문하면 마지막에는 질려버러셔 이렇게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시끄러워! 알았어! 신이 행한 거야!
( 255쪽,  토마스 아퀴나스 )

ㅡ 그리고 한 가지 교훈은 무직에 성도착자인 40대라도 인생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 178쪽, 루소  )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리 / 국가 / 신 /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093787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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