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농업 사회는 한번도 넉넉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 5000년 동안 겨우겨우 먹고 살았다. 먹을거리를 두고 요령 좋게 맛있게 조리 또는 가공을 한 경험이 없다. 제철의 신선한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맞으나 그 조리와 가공 방법, 이를 먹는 방식을 보면, 심란하다. 예를 들겠다. 요즘 맛있는 닭을 키우는 농가들이 참 많다. 가서 맛보자 하면, 백숙 아니면 닭도리탕이다.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조리하고 이를 상에 올린다. 닭을 여러 부위로 나누고 그 부위에 따라 조리 방법을 달리하여 다양한 맛을 즐기게 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조리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국뽕 맞은 님께는 불편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저는 이런 부분에 무릎팍을 탁 치고 '아하!' 합니다. 황교익 선생님의 글에서는 맛도 향도 느끼기 어렵지만, 꺼끌꺼끌한 식감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