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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몇 번을 반복해서 읽더라도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학문이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어려운 전문용어'가 차지 한다. 경상수지, GDP, GNP, 인플레이션, 디플래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등 암호 같은 용어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경제학 도서가 이런 용어를 쉽게 설명하기보다 주구장창 길게 이야기하며 '봤지? 이 경제학은 이렇게 어려운 거야. 너희가 우리에게 의뢰하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거야.'라고 말하는 듯한 분위기라 좀처럼 쉽게 읽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경제학도 종종 정말 흥미롭게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을 간간이 만날 수가 있는데, 그런 책들은 정말 유용하게 읽어볼 수 있다.


 이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라는 도서는 알라딘 서평단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책이다. 책의 띠지에 적혀 있는 "내용은 쉽고..."라는 말이 있지만, 책 자체는 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단언컨대, 이 책을 읽으려면 '졸음'과 '난해함' 두 개의 적과 전면 전쟁을 할 각오을 해야 한다.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라 다른 사람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학 도서를 조금 읽어본 내게도 이 책은 진도를 나가기가 어려웠다. 아마 책의 앞부분에서 볼 수 있는 저자가 적어 놓은 '이 책을 읽는 법'을 참고하지 않았다면, '무슨 이런 책이 있어!?'라며 읽는 걸 포기하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이 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 않은 독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처음에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할 용의가 있는지에 따라 책을 읽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할까 한다.


· 10분이 있다면 : 각 장의 제목과 첫 페이지를 읽는다. 내가 운이 좋으면 그렇게 10분쯤 읽고 난 후 갑자기 이 책에 몇 시간 더 투자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독자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 한두 시간이 있다면 : 1장과 2장, 그리고 에필로그를 읽고 나머지는 그냥 훑어 본다.

· 반나절을 할애할 수 있다면 : 표제와 부제만 읽는다. 읽는 속도가 빠른 독자라면 각 장의 도입부와 맺는말도 훑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을 모두 읽을 시간과 인내심이 있다면 : 부디 그렇게 해 주길 부탁드린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 독자들을 생각하면 나도 절로 행복해진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흥미가 없는 부분은 표제와 부제만 읽고 넘어가도 된다.


 위에서 읽을 수 있는 글이 저자가 적어놓은 '이 책을 읽는 법'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자'라는 느낌이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막막한 느낌이 앞을 가로 막아 도저히 직진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회 방법을 선택한 거다.


 나는 '반나절을 할애할 수 있다면'에서 저자가 말한 대로 책을 읽었는데, 이렇게 읽어도 어느 정도 내용은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뭐, 구체적인 이야기는 정말 자세히 읽어보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책의 주제인 '경제학이 무엇이며, 왜 관심이 필요한가'는 알 수 있었다.


 경제학 강의를 듣는 사람은 막히지 않고 있을 수 있는 책이지도 모르지만, 그저 경제학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야에 살짝 발만 담궜던 사람에게는 어려운 책이다. 그러니 그냥 권유해주기는 쉽지 않다. 정말 자신 있는 사람만, 정말 궁금한 사람만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책을 구매해 읽으면서 '이게 무슨 소리야?'라며 불평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최선이다.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야 비로소 진짜 책 읽기가 될 수 있다.


일은 그것이 부재할 때, 즉 실업 문제가 있을 때 더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실업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팽배히지면서 실업 문제마저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 한때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가장 중요시하던 정책 목표이자 성취하는 데 곧잘 성공했던 완전 고용은 이제 성취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되면서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실업이 사람들에게 끼치는 경제적 고통, 우울증, 모욕감, 심지어 자살 같은 피해는 거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이 모든 태도가 우리 경제와 사회가 운영되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일은 소득을 얻기 위해 일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부자 나라에서는 이런 소비주의적 시각이 낭비, 쇼핑 중독, 감당할 수 없는 가게 부채 등의 문제를 만드는 한편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 변화와 싸우는 일을 더 어렵게 한다. 일을 무시하는 태도는, 작업 환경이 악화되어 노동자의 육체적, 정신적 복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도 임금만 오르면 괜찮다고 여기는 태도로 이어졌다. 물가 상승률이 조금만 올라가도 국가적 재난인 것처럼 요란을 떠는 반면, 높은 실업률은 사회 성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미치는데도 상대적으로 사소한 문제로 취급된다.

이제 경제학에서 일은 정신이 이상해서 숨기고 싶은 창피한 친척 아저씨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일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균형 잡힌 경제와 성취감을 주는 사회를 이루어 낼 수 없을 것이다. (p360)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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