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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
리앤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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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집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를 기반으로 한 한국 기업의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평소 일상생활에서는 IOS를 기반으로 한 애플의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블로그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을 하는 데에 필요한 (가) 포스팅 작성이나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혹은 간단한 업무 메일을 주고받는 데에는 딱 이 두 개의 기기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내가 애플의 제품을 처음 사용했던 건 '아이팟'이라는 MP3였다. 그전까지는 코원의 MP3를 이용하다 정말 어쩌다가 우연히 아이팟을 구매하게 되었고, 아이팟이 가진 기능을 하나둘씩 알아가면서 애플이 만든 제품에 상당히 매력을 느끼게 된 거다. 그래서 그 이후 아이패드, 아이폰을 구매하게 되었고… 지금도 맥북 에어를 크게 원하고 있다. (결국, 노트북은 그램을 사버렸지만.)


 나는 IT에 대해 전문가처럼 지식이 깊지도 못하고, 디자인에 대해서도 무엇이 인체공학적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애플의 기기가 마음에 들었던 건 '나도 모르게 어쩌다가 손에 쥐고 계속 사용하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단순한 한 명의 사용자로서 이 이상의 설명을 할 수가 없다.


 그저 손에 쥐게 되고, 계속 사용하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만 하더라도 왜 애플 제품을 고집하는지는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잡스가 만든 제품과 마케팅의 승리이기도 하고, 그가 그토록 고집한 디자인의 승리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아무리 기능이 좋더라도 디자인이 형편없었다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지 못했을 테니까.


 그래서 애플은 컴퓨터를 만드는 기업이기 이전에 디자인 기업이라고도 불린다. 많은 사람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이겠지만, 스티브 잡스는 단순히 스펙이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 시작이 매킨토시와 아이팟으로 이어지면서 연이어 사람들에게 엄청난 대박을 친 거다.


 애플의 앞에는 이 스티브 잡스라는 거대한 리더가 있었지만, 애플이 그동안 도태되지 않은 채 사람들에게 멋진 미래에 대한 감명을 줄 수 있었던 건 수많은 뛰어난 인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그 분야 중 잡스의 마음에 들고, 애플의 디자인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디자이너는 기술 엔지니어와 함께 애플의 성공에 1등 공신으로 뽑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 같은 사람이 '나도 모르게 어쩌다가 손에 쥐고 계속 사용하는 매력'을 애플 제품으로부터 얻는 이유는 그런 애플의 천재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니까. 여기에는 혼자가 아니라 독보적인 길을 고집하는 리더와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포함한 애플의 구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지 않은가?


 이 책의 주인공 '조너선 이너브'는 애플에서 디자인을 함께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애플에 입사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디자인을 하는 데에 참여했던 그의 일대기를 이 책을 통해 읽어볼 수 있었다. 뭐, 일대기라는 장르이기에 조금 흥미가 가지 않는 책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확실히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블로그 서평단 도서로 이 책을 받았기에 내가 이 책을 읽으려는 시도했었지, 그런 우연한 만남이 없었다면 절대로 난 이 책을 읽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거다. 왜냐하면, 나는 이처럼 어떤 사람의 인생을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따라가는 이야기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저서처럼 뭔가 마음을 움직이는 강한 힘을 가진 책이면 몰라도… 대체로 이런 삶을 다룬 이야기는 지루한 책이 꽤 많았다. 특히 최근에는 라이트 노벨이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등의 가벼운 소설을 많이 읽다 보니 이런 무거운 느낌이 나는 책은 책의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무거운 책을 읽지 않는 건 아니다. 이런 책은 왠지 나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지만, 책을 읽으면서 '번쩍'하는 느낌이 드는 책은 종종 읽는다. 게다가 조금 무겁더라도 많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인문학 도서는 크게 거르지 않고, 대체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이야기가 조금 돌아가고 말았다. 다시 이 책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자. 이 책도 과거 내가 만난 '번쩍'하는 느낌이 다소 없었던 그런 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애플과 조너선 아이브에 대해 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저 평범히 '나는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애플의 비밀이 궁금하다'는 사람에게는 낯선 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이 책에서 꽤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었던 부분이 몇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에 들어가는 과정에 있던 탠저린 디자인이라는 한 기업에서 한국의 기업 LG전자와 협력을 맺은 부분이고, 또 다른 하나는 관료주의에서 탈피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조적인 의견을 낼 수 있는 공간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부분이다.


 이 두 부분을 내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딱히 특별한 게 아니다. 한국 사람으로서 당연히 한국의 기업 LG전자와 삼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흥미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후자는 개인적으로도 관료주의 체제 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환경이 갖추어져야 좀 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점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학교 교육과 사회 시스템에도 필요하다.)


 그 이외에는 한 인물이 걸어가는 길에 맞춰 독자들에게 애플에서 그가 개발에 참여하는 모습, 어떤 식으로 디자인에 몰입하는지… 그런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는 이야기였다. 다소 지루하기도 했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기에 다른 사람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마냥 이 책을 그냥 손에 들었다가 구매한다면… 후회할지도 모를 책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애플과 애플이 걸어온 길에서 스티브 잡스가 아닌 또 다른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에게만 난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비록 책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분명히 매력적인 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관심이 있는 분야의 이야기는 재미있는 법이다.)


 애플의 어떤 제품이 어떤 계획에서 나왔는지, 어떤 식으로 디자인을 시작했는지… 아이브는 어떤 식으로 환경을 만들고 팀원을 선택하고 잡스와 어떤 인연을 맺었는지… 궁금한가? 궁금해서 잠을 설칠 것 같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 조너선 아이브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분명히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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