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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가 유례없는 경제불황 속에서 좀처럼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이름있는 경제학자와 정부가 함께 모여 그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 불황이라는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 과연 출구가 있긴 한 것일까? 많은 사람이 '언젠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겠지'라고 믿고 있지만, 이 겨울이 좀처럼 끝나지 않으려는 듯하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실업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과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여전히 경제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어제도 버냉키 쇼크에 세계 증시가 폭락하며 코스피 지수도 폭락하며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악화하여버린 걸까? 우리가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은 정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없다" "없지 않으냐?" 고 답하는 그 질문에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이다. 그는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이 불황의 원인을 "나의 지출이 당신의 수입이고, 당신의 지출이 나의 수입"이라는 개념의 실종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한다. 이게 무슨 말일까? 아래에서 볼 수 있는 폴 크루그먼의 최신 화제작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도서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아마 경제를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들은 '수요공급의 법칙'이라는 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수요공급의 법칙은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이 증가하고,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이 감소한다는 단순한 논리를 이야기하는 법칙인데… '수요'와 '공급'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우리는 경제 상황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다. 폴 크루그먼의 저서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는 이 수요와 공급을 기준으로 하여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경제 불황의 원인이 무엇이며,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는 해결책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불황을 끝낼 수 있는 법이 다소 간단하지만, 그게 왜 실천이 어려운지 이해할 수 있어 상당히 많은 아쉬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불황은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수요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공급이 줄어드니 기업은 이익이 나지 않아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 직원들이 해고되면, 수요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기에 이 같은 악순환이 계속되어 우리가 체감하는 불황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힘들수록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출을 아끼면 수입이 발생하지 않기에 경제가 잘 돌아갈 수가 없다. 폴 크루그먼이 "나의 지출이 당신의 수입이고, 당신의 지출이 나의 수입"이라는 개념 실종 때문에 경제 불황이 커졌다는 말을 하는 건 이 때문이다.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 존 베이너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베이너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반대했던 인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미국 정부는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한다"고 주장했다(이후 오바마는 베이너의 말을 따라하면서 많은 진보 경제학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그러나 베이너가 스스로 던져보지 않았던 질문이 있다.

 "모든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정부마저 지출을 줄인다면, 도대체 누가 미국이 생상한 제품을 산단 말인가?"


 위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경제 정책의 모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책에서는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 부분만을 언급하며 넘어가도록 하자.)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번 경기침체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대규모 정부 지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까? 그렇게 쉬운 걸까? 기본적으로 말해서 그렇다. 폴 크루그먼은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책에서 이와 관련하여 화폐 정책의 역할에 대해, 정부 채무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정부 지출이 중단됐을 때 경기가 곧바로 침체로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면 해야 하는 일들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고, 빚을 갚고, 비용을 절감해라!"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그렇게 해서 해결될 것이 아니다.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결국 지속적인 소득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오늘날 부채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어떤 외부의 존재에 빚을 지고 있는 게 아니라, 서로서로 빚을 지고 있다. 그런 차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출을 줄이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해보자. 지출을 줄일 때 우리는 누구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가? 모든 사람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결국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지금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제로 금리 정책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유동성 함정, 그리고 과도한 부채 문제의 조합으로 모든 게 거꾸로다. 미덕은 악덕이고, 신중함은 어리석음이다. 그리고 심각한 사람들이 내놓은 처방은 지금의 병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다소 책이 어렵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다 보면 논리정연한 그 설명을 따라 읽으며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도대체 어떤 식으로 불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정부는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는 질문을 하며 '이 책, 흥미롭네!'라는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그렇게 읽었다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 불황과 관련하여 이 불황의 원인을 찾고 싶은 사람이나 평소 경제와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매력있는 책으로 다가오리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정치권 싸움은 더 심해지고, 우리나라에서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갑과 을의 관계'도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먹고살기 어려워지면 불평과 불만은 자연스럽게 정치권을 향하게 마련이니까. 그렇다고 지금 우리나라 정부나 미국 정부를 옹호해주는 건 아니다. 그들이 바로 하지 못했기에 자연스럽게 많은 국민의 불평·불만이 향할 수밖에 없고, 게다가 그들은 책임을 지고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책임 회피를 통해 자신의 이익만 잡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고, 경제 불황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폴 크루그먼의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에는 경제 상황을 쉽게 설명하고, 이렇게 된 원인 분석에 그치지 않고 확실한 해결책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묘책은 머나먼 이상향이 아니라 이미 나와 있다고 말하며 그가 주장하는 바 그대로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대혼란을 벗어날 수 있다는 폴 크루그먼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를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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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4 08: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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