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국립과천과학관에 다녀 와서 이정모 관장님의 공룡 강의 영상을 함께 본 적이 있다. (당시 만 네 살 정도였던?) 아이는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관장님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집을 정리하면서 찔끔찔끔 읽다 만 책 몇 권의 뒷부분을 읽었다. 다른 분들 리뷰를 보니 개인의 정치적 지향으로 불필요하게 비약한 일부 글은 호감보다는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듯하다.

  여하간 큰 부담 없이 술술 읽을 만하다.


  우리 사회도 믿음을 놓고 경쟁하기보다는 사실을 가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갱신해 가며 이해를 넓혀 나가면 좋을 텐데... 열린 사회의 적들만 많아지는 것 같다. 자그마한 합리성이 아쉽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넘어간 과정에는 관찰하고, 관찰에 따른 모형을 만들고, 모형에 어긋나는 새로운 관찰을 하면 모형을 수정하고, 수정 모델로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면 과감히 옛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이는 과학의 발전 방식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과정에는 과학의 모든 요소가 다 들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천동설은 과학이라고 봐야 한다. 그것도 아주 좋은 과학이다.

물론 천동설은 틀린 이야기다. 과학이란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게 아니다. 과학이란 ‘의심을 통해서 잠정적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의 지동설이라고 해서 완전히 옳은 이론은 아니다. 무수히 많은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의 우주 모델도 언젠가는 부인되고 전혀 새로운 모델이 나타날 것이다. 이야기가 멈추면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 - P108

대화의 기본은 팩트와 스토리를 구분하는 것이다.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내가 머릿속에서 지어낸 스토리인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 스토리 없이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먼저 팩트를 이야기하고 확인해야 대화가 된다. 골든라이스를 개발하고 있는 몬산토가 생존하고 있는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사람을 ‘매수‘하여 GMO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펴게 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이야기인가 말이다. 팩트에 기초하지 않은 스토리는 대개의 경우 무익할 뿐만 아니라 유해하다.

과학은 의심하고 질문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것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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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 없이 봤는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네요~

일출봉에서 나온 것은 구판이고, Gbrain에서 2015년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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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화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마키 다케오 지음, 김정환 옮김, 황영애 감수 / 더숲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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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디선가 자라나는 마음에 호기심을 키워주시는 과학 선생님이 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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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서 "Culture Smart!"라는 이름으로 출간되고 있는 시리즈를 변역한 것인데, 길지 않은 분량에 각국의 이모저모를 꽤 잘 정리한 시리즈이다. 중고서점에서 보일 때마다 사 모으고 있다.


  https://www.culturesmartbooks.co.uk/


  영국 등지에서도 반응이 상당히 좋은 것 같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나라도 여럿 있고, 스위스와 베트남 편은 개정판이 나왔다.

  



  영어본 리스트를 보니 여러 번 업데이트 된 나라가 있는가 하면, 10년 넘게 초판인 채로 있는 나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https://www.culturesmartbooks.co.uk/destinations.php


  그리고 이번에 검색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알라딘의 '상품명순' 정렬 알고리듬에 문제가 있다. 알파벳 순으로 정확히 보여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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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2023-06-22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저자의 수준이나 내용이 좋습니다 특정 나라의 경우는 한국 여행기 10권 읽는 것 보다 좋네요
 



국제회의에서 만난 한 젊은 싱가포르 관료가 야단스럽지 않고 세련된 방식으로 실력과 품격을 뽐내는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두 곳 모두에서 학위를 받은 인재였다. 여러 나라 대표들이 묵는 최고급 호텔에 함께 묵으면서 열심히 시간을 쪼개 미팅을 하고 돌아 가더라. 모르긴 몰라도 싱가포르에 대한 흥미와 호감을 잔뜩 불러일으켰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나는 난양공과대학(NTU)의 빠른 발전상을 흥미롭게 보고 있었던 터라, 그에 관하여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싱가포르 대표단으로 온 사람들이 문과생이고 또 일부는 싱가포르 국립대(NUS) 졸업생에 리콴유 장학금을 받은 수재들이어서 그런지, 'NTU가 왜? NTU가 그 정도라고?'라는 식의 반응이어서 의외였다.]


한편 돈을 모으면 리버풀 안필드에 축구 경기를 보러 가곤 했다는 싱가포르의 그랩(Grab) 기사는 이런 말을 했다(싱가포르에는 이제 우버가 없다).

"싱가포르는 좋은 나라가 맞다. 관광하러 온 사람들에게는..."


그 말이 기억에 남아 있던 중 이런 기사를 보았다.

홍명교, "19세기 노예제 닮은 싱가포르 이주노동… 한국도 입맛 다시나", 한겨레(2023. 1. 8.)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74810.html 


여하간 싱가포르의 생존 전략은 처절한 면이 있다.


'리콴유'라는 이름은 고등학생 때 친구가 그의 책을 읽었다면서 이야기해 주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싱가포르 국민들이 리씨 일가에 가지는 감정은 복잡할 것으로 짐작되지만, 팬데믹 이후 그 아들인 리셴룽 (Lee Hsien Loong, 정체자로 쓰면 이현룡 李顯龍, 싱가포르는 1976년 중국의 간화자를 채택하였다) 총리가 한 일련의 대국민 연설은 국가 수반의 메시지 관리라는 측면에서 참조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2020. 3. 12. 연설 영상 https://youtu.be/KaoVg6ejgRQ 을 보면서 싱가포르 국민들은, 댓글 반응에서도 볼 수 있듯 큰 신뢰와 감동을 함께 느꼈던 것 같다.



싱가포르는 국제사회에서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싱가포르의 생존은 싱가포르의 손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신생국 상당수가 미국이나 소련 등 당시 강대국이나 식민통치를 하던 영국 등 제국주의 국가에 의존하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는 곧 특정 블록에 가담하는 것을 거부하는 비동맹 정책으로 나타났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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