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어느덧 알라딘 신간평가단의 4월 주목신간 페이퍼를 작성해야할 때가 왔다. 특히 4월은 세월호 사건이 벌어진 지 1주기가 되는 달이라, 새로 나온 책을 살피면서 이점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로 리뷰 작성이 미뤄졌는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기간이 생겨 얼른 못 다한 리뷰를 써야겠다는 마음뿐이다. 글도 써버릇하지 않으면 다시 쓰기가 힘든 것들 중 하나라 앞으로는 심기일전해 미루기보다는 제때, 꾸준히 리뷰를 써야겠다는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르는(?) 다짐을 했다.

 

사설은 이만 접고 인문/사회/예술/과학 4월 주목신간 추천을 향해 가보기로 하자.

 

5권의 새로 나온 책을 골랐는데, 앞선 둘은 우리 사회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들이고 나머지 셋은 세월호 사건 1주기를 맞아 생각해봐야 할 내용을 담은 책들이다.

 


1. 철부지 사회(이마)



 











과거 일본에서 사토리 세대란 말이 유행처럼 떠돌았고, 최근 우리 사회에서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앞서 알라딘 신간평가단에서 다뤘던 책인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에서 사토리 세대에 관해 자세하게 다뤘다. 철부지 사회란 책 역시 소재는 다르긴 하지만 같은 맥락의 책인 듯하다. 두 책 모두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인 일본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철부지 사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도 경제 성장기,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릴 것이라는 희망을 동력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길고 깊은 불황이 이어지며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사라지자 현실에서 도피해 공상 세계에 빠져들거나 과거의 영광만을 회상하며 그 시절로 퇴행하는 철부지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이며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다양한 임상 사례를 통해 철부지를 만들어 내는 원인은 개인과 사회가 공유하는 성장 거부심리라고 진단하고 그 증상과 대안을 제시한다.

 


2. 모방사회(교보문고)


 












인간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이러한 명제가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획일화를 추구하고, 유행을 좇아, 남들과 동일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모방사회란 책은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 지 탐구하는 책이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모방사회는 인간의 본능인 모방의 탄생과, 모방이 어떻게 집단행동을 만들어내는지 그 비밀을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보는 책이다. 특히 인류학자인 저자들은 인간문명 발전의 해답을 모방에서 찾기도 한다. 문명의 기원은 똑똑한 사람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두뇌에 각각 다른 지식들이 담겨 있고 저마다 커뮤니케이션과 모방을 통해서 연결된 다른 사람의 두뇌에 저장된 지식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인 집단일수록 더 많은 지식을 저장할 수 있다는 원리다.

 

 

3. 세월호를 기록하다(미지북스)


 












세월호 사건이 벌어진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세월호 사건 당시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처럼 사회는 떠들어댔지만, 그 뒤에 남은 공허함은 아무것도 마무리된 것 없음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최근 유족들의 삭발식을 보면서도 무덤덤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좌절하기보다는 작은 무엇이라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것의 시작이 주목신간 추천 페이퍼 작성에서 드러나는 것일 테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세월호를 기록하다는 세월호 재판의 법정 기록이며, 법정 기록을 바탕으로 세월호 사고를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또한 이 책은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밝히는데 초점을 두고 정리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5개월간에 걸쳐 33차례 이루어진 세월호 공판을 방청하면서, 수만 쪽의 증언과 증거 자료, 피고인, 검사, 변호인 사이의 공방에서 드러난 것을 바탕으로 사고의 원인을 밝혔다.

 

르포르타주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사고 당시 배 안팎에서 있었던 일을 생생한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해 독자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서술했다. 선수와 선미, 좌현과 우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승객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고, 조타실과 기관실의 선원들은 어쩌다 가장 먼저 탈출했으며, 대공(對空) 마이크가 장착된 123정의 해경 대원들은 왜 그토록 무능했는지가 이 책에서 낱낱이 드러난다.

 


4.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펜타그램)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사회성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회성은 공감이란 능력을 필요로 한다.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이러한 능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연대해 사회를 진보로 이끌기보다는 강자생존의 배틀로얄과 같은 사회를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사회는 공감이라는 능력이 상실된 것처럼 보인다.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는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린 공감이란 능력을 되찾아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는 정신의학적 내용을 담았음에도 문학성을 인정받은 역작이다. 논픽션이라는 대중적인 형식으로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사람들도 쉽게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14회 고단샤 논픽션상 수상작. 520명이 사망,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일본항공(JAL) 추락 사고, 수학여행 중이던 수십 명의 일본 학생들이 희생당한 상하이 열차사고 등 수많은 대형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상실한 유족들의 슬픔과 극복 과정을 기록했다.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가 7년간에 걸쳐 수십 명에 이르는 유족들의 인터뷰와 상담 치료를 통해 길어 올린 슬픔의 치유학을 제시하고 있다. 남편을 잃은 아내,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 자식을 상실한 부모, 형제와 부모를 잃어버린 자녀, 가족을 모두 빼앗긴 노년이 겪는 절절한 슬픔과 그 슬픔을 넘어서기 위한 살아남은 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5. 혐오와 수치심(민음사)

 













우리는 사회에서 수많은 혐오와 수치심을 경험한다. 하지만 나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을 혐오하거나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세월호 사건의 유가족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는 이러한 혐오와 수치심에 기반하고 있다. 약자에 관한 혐오 말이다. 혐오와 수치심이란 책이 지금의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혐오와 수치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사회의 법체계는 많은 부분이 혐오나 수치심과 같은 감정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적인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마사 너스바움에 따르면 감정도 신념의 집합체로서 공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너스바움은 이러한 혐오수치심만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두 감정은 인간의 근원적인 나약함을 숨기려는 욕구를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타자를 배척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즉 약자를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는 강자들만의 부당한 논리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