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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 형태로 이해하는 문화와 예술의 본질
한명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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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그 중에서 미술 작품을 살펴본다고 하면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살펴볼 것이다. 
"이 사조는 몇 세기에 주로 존재했던 것으로, 주된 예술가는 누구이고 특징은 무엇이다."
그렇게 하여 바라본 예술은 학창 시절 이후 이어지는 또 하나의 공부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예술은 우리가 무엇을 공부하기 위한 것인가. 그 자체를 즐길 수는 없는 것일까. 예술 분야의 서적을 앞두고 떠오르는 부담감은 늘 그런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책의 저자는 동과 서, 원근법, 죽음, 진화, 모나드, 기하학, 미술, 디자인, 조형과 같은 아홉 가지 주제를 언급하며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편적이고 한정된 관점을 벗어나 다양한 측면에서 예술을 생각해본다는 점에서 이 책은 흥미롭다. 그러나 진화나 몇몇 주제의 경우 과연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연하게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예를 들면, 당시 과학자나 일반인의 인식에서 '진화'는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론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책의 언급만으로는 그 이상으로 예술과의 연관성은 뚜렷하게 소개하지 않았다. 이모저모로 추론하면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수도 있겠지만, 주제가 불친절하게 마무리된 감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게 남아있는 주제는 기하학과 미술이다. 앞서 언급했던 주제들이 실처럼 얽히고 연결되어 이후의 미술 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참 재미있었다. 특히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후대로 이어지면서 수정 또는 보완되는 모습은, 이전에 철학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놀라운 현상으로 다가온다. 철학과 시대적 상황이 맞물려 새로운 이론과 형태를 거듭하는 예술. 이집트, 그리스-로마, 르네상스, 바로크 등 여러 시대에 그러한 예술 사조가 유행하였던 것은 다 그럴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짚어주었던 부분도 예술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철학과 예술이 제각각 존재하였던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종합적인 시선에서 시대별 예술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철학에 관한 부분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지 않으므로 더 자세한 부분은 다른 책을 통해서 지적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수 세기 동안 예술에 근간이 되었던 생각과 분야를 두루두루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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