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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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은 실연과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이야기는 트위터에서 우연히 한 조찬모임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실연당한 사람들이 무려 이른 아침 7시에 모여 아침을 먹고, 서로의 사연이 담긴 물건을 교환하며, 무려 4편이나 되는 실연 영화들을 보는 기묘한 모임. 이 기존의 실연 극복 모임과는 다른 이상한 모임에 왠지 모르게 끌려 사람들이 모이고, 그곳에서의 만남을 계기로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이야기는 여러 등장인물로 시선을 옮겨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기존에 얘기했던 것들이 어떤 의미였나를 다시 보여주어 약간은 반전 같은 맛도 느끼게 해준다. 그중 일부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을 떠올리게도 만들어 나름 재미있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는 로맨스 소설인데, 실연의 상처를 겪으며 자기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한 발짝 나아가니 성장 소설이기도 하며, 상처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는 치유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그게 더 주다. 겉으로는 ‘연애소설’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연애는 부수적인 요소로 느껴졌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헤어져야 만난다’는 어찌 보면 뻔하지만 크게 공감이 가는 것이었는데,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평소 생각하던 것이기도 해서 더욱 그랬다. 그걸 하나의 글과 이야기를 통해 보는 것도 꽤 좋았다.

북이십일의 브랜드 아르테(arte)에서 나온 이 책은 이미 2012년에 ‘자음과모음’에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이란 조금 다른 이름으로 한 번 출간했던 책이다. 그걸 다시 읽고 고쳐서 낸 책이라고 하니, 말하자면 이건 개정판인 셈이다.

그런데도, 중간에 마치 모든 일의 배후인 것처럼 쓱 나왔던 게 소리소문없이 묻힌다는 점, 후반부까지 끌어왔던 흐름과 연결이 결말에 가서는 흐려진다는 점이 남아있는 건 아쉽다. 좀 더 앞뒤가 딱 떨어졌다면 보다 연애물 같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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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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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는 여자인 저자가 여성 작가의 책을 추천하고 또 그 작가의 삶도 살펴보면서 여자로서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MIT 건축 석사이자 도시계획 박사이며 일 년에 한 번 꼴로 책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책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읽은 책도 많다.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도움이 됐던 책과 작가의 삶을 각 장에 테마별로 나눠서 소개했다.

물론, 이 책의 가장 큰 주제인 페미니즘도 잊지 않는다. 그녀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책의 내용 중에서도 여성 인물이고, 책을 쓴 여성 작가이며, 여자인 작가가 여자라서 받던 차별이나 불편함 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나 하는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책 추천서이자 작가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이기도 하면서 또한 페미니즘 책이다.

‘여성주의’란 뜻을 가진 페미니즘(Feminism)은 여성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상황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된 것으로 자유주의에 근원을 둔 것이다. 지금에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다양하게 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페미니즘이란 대체 무엇인지 헷갈릴 때도 있는데, 간단하게는 ‘여성의 권리와 이익’을 주장하는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대부분 외부 환경이나 타자에게 어떤 요구를 하는 게 많은데, 이 책에서는 외적인 요소가 아닌 각 개인의 내적인 면에 더 집중한다. 그래서 얘기하는 게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 성적인 당당함, 긍지, 용기 같은 것들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외적인 요소보다 자기 자신의 마음이라고 얘기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소개하는 책들도 모두 가치가 있어 보인다. 본 것도 있고 아직 보지 못한 것들도 있는데, 언제고 꼭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추천서로는 꽤 좋았다.

다만,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을 붙여서 얘기하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너무 책이 지닌 페미니즘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 같아서다. 성적인 면을 떠나서 각각의 책들은 그 자체로 가진 가치가 충분히 많지 않나. 애초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 책의 컨셉 때문이기도 하지만, 굳이 ‘여자’를 강조하는 것은 사람마다 꽤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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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의 비밀 - 건강한 음식이 우리를 병들게 만든다
케빈 지아니 지음, 전미영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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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의 비밀(Kale and Coffee: A Renegade’s Guide to Health, Happiness, and Longevity)’는 유튜브 1000만 뷰를 자랑하는 건강 블로거 케빈 지아니(Kevin Gianni)가 실제 체험을 통해 밝혀낸 잘못된 지식과 유용한 건강식 및 건강법을 정리한 책이다.

“건강한 음식이 우리를 병들게 만든다!”는 도발적인 부주제를 붙인 이 책은 소위 ‘건강한 식단’, ‘**다이어트법(식이요법)’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먼저 꼬집는다. 그 실례로 건강 프로그램을 찍었던 경험을 들었는데, 역시 현실은 저런 거구나 싶달까.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었지만, 생각보다 더 심하더라.

그 외에도 자신의 실패 경험을 먼저 풀어놓는다.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건강 지식으로 살아왔음에도 몸이 망가졌던 경험들 말이다. 그리고 그게 왜 문제인지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실제 경험을 통해 체험하고 과학(의학)적인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증명된 건강법을 추천한다.

사실 첫인상엔 기존의 말도 안 되는 건강법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주된 내용이리라 생각했었다. 마치 초능력 깨뜨리기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에만 힘을 쏟기보다는 실제로 유용하고 효과적인 건강지식을 전달하는데 더 초점을 맞췄다. 그 내용은 유익하며, 심지어 그를 전달하려 써 내려간 글과 에피소드들도 재미있다. 내용을 바꿀 때 물 흐르듯 이어 읽어나갈 수 있도록 흐름에 신경 쓴 것도 좋았다.
블로그를 하던 사람이라 그런가. 읽을 사람을 신경 써서 글을 쓴 느낌이다. 건강 관련 도서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었던가. 유용한 지식을 담고 있어도 과학서처럼 암기와 공부가 필요한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마치 체험기나 여행기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잘 썼다. (사실 이 책은 체험기이기도 하고, 여행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작가가 행해서 효과를 보고 추천하는 방법들이 사실 개인이 모두 챙겨 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 영향 정도를 따져서 음식을 조절하고. 이런 걸 어떻게 전문 지식 없는 일반인이 따라 하겠나. 어설프게 따라 하다간 (결과를 잘못 분석해) 오히려 독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든 생각이, 왜 건강검진을 하면 혈액 검사도 하는데 이런 분석은 해주지 않을까 하는 거다. 건강검진 때 무려 실린더 2개 분량이나 되는 많은 피를 뽑지 않던가. 몇 개 더 검사한다고 부족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매년 하지만 실제로는 별 도움 안되는 지금의 항목들보다 이런 게 더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정 안된다면 이런 걸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건강크리닉이 있어도 좋겠다.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주고, 음식과 운동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근육량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 헬스 트레이닝보다 더 건강한 몸 가꾸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 ‘180 공식’ 이란 것도 꽤 인상적이었다. 최근 운동하다 다쳐서 더욱 그렇다. 나는 건강이 딱히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어서, 말하자면 ‘운동 좀 하세요’라는 진단이 나오는 그런 상태였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를 위해서도 운동이 필요하다 싶어 시작한 것인데,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더니 오히려 몸이 안 좋아졌다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다.

왜 그랬는지 운동에 대해 다룬 장을 보면서 조금 감이 왔다. 물론, 초보다 보니 바른 자세로 운동하지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헬스장에 가서 바로 트레밀에 올라가는 것은 미친 짓’이라느니 ‘근육 운동은 필수’라느니 하는 말을 너무 크게 받아들였던 게 아닐까 싶다. 이제까지 운동이라곤 해본 적도 없으면서, (지금 생각하면) 무리하게 근력 운동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제 새롭게 운동에 대한 개념도 다시 썼고, 180 공식이라는 것도 알게 됐으니, 이를 따라 운동량을 조절하면서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도 비교해보고 싶다.

책은 내용과 재미는 모두 좋았는데, 오타나 잘못된 내용이 눈에 띄어 좀 아쉬웠다. 적어둔 게 아니라 다 생각은 안 난다만 몇 가지를 꼽자면: “감상샘 관련 질환”(198p) 이라거나(갑상샘이 아닐까 싶다), “반드시 5일간 물 단식을 해야 하는 말은 아니다”(271p)처럼 이상한 소리를 하는가 하면, 7일째에 해놓고 “9일째에 태핑을 했었다”(329p)고 하기도 한다. 특히 ‘감상샘’은 (오타가 맞다면) 문법 검사기에도 걸리는 것인데 어찌 이게…;; 좀 더 출판 전 교정에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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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미 와 있는 미래
롤랜드버거 지음, 김정희.조원영 옮김 / 다산3.0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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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미 와 있는 미래(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는 독일의 전략 컨설팅 회사 ‘롤랜드 버거(Roland Berger)’의 관련 보고서 일부를 단행본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책 제목의 ‘이미 와 있는 미래’는, 한국에선 안철수의 기자회견문으로 유명해진, SF 소설가 윌리엄 포드 깁슨(William Ford Gibson)의 인터뷰 발언에서 따온 것이다. (책 내지에도 수록되어 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The future is already here — it's just not very evenly distributed.)

여기에 숨은 의미는 없다. 정말로 말 그대로인데, 4차 산업에 대해 말하면서 현재의 상태를 얘기하는 것들을 보다보면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없다는걸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요소라고 말하는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모두 현재 이미 활용중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을 이루기 위해 뭔가를 해야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진(진행중인) 시대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가를 따지는것이 옳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좋은 구성을 갖췄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미래(가까운 미래)를 예상하고 그 미래에 이미 가있는(즉, 선두 기업의) 대표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어떻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겪어나가야 하는지 생각해보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조금 더 먼 미래에 이슈가 될 쟁점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기업 경영자라면 앞으로를 계획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보기 시작한건 말 많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보다 정확히 알고 싶어서였는데, 보고서가 기반이어서 그런지 용어나 문장도 어렵고 또 익숙하지 않아 잘 읽히지 않았다. 거기다 재미도 없다. 내용도 하나를 깊게 다루기보다는 여러가지를 두루 다뤘기 때문에 그렇게 유익했다고 하기도 좀 어려울 것 같다.

금액 단위로 유로화를 그대로 쓰는 바람에 규모가 쉽게 와닿지 않는것도 아쉬웠다. 애초에 유로권에 있는 회사에서 쓴 내용이라 유료화로 통일해 표기한것인데, 한국 사람이 볼 책이니 한국 원화로 바꾸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애초에 다른 통화(예를 들면, 미국 달러)도 다 유로화로 통일한 마당에 굳이 화폐단위를 고집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책 제본 상태도 아쉬웠다. 본드가 약해서 한장씩 튿어졌는데, 결국 낮장 분해되고 말았다. 책은 사철 방식이 펼침에도 강하고 좋은데, 본드 방식은 때때로 이런 경우가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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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청소 - 사소한 일에도 쉽게 울적해지는 당신을 위한 멘탈 처방전
지멘지 준코 지음, 김은혜 옮김 / 다산4.0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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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지 준코(治面地 順子)’의 ‘감정 청소(凹んだら読む本)’는 우울하고 자기 비관에 빠지는 사람들에게 거기에서 벗어나는 간단하고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 내용은 자존감을 갖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것이다. 특히 자존감은 이 책의 주제라고 해도 될만큼 중요하게 얘기한다. 자기에게 자신이 없는것도, 스스로 즐거운것을 찾지 못하는것도, 그럼으로써 비관하고 우울에 빠지는것도 결국 자존감이 없어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긍정의 사고’를 전파하는 책들과 좀 닮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부정적인 것들과 멀어지게 된다는 그런 부류 말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소소하고 자잘하며 또한 일상적이라는 것이다.

아, 나쁘다는게 아니다. 오히려 ‘긍정의 힘’을 믿으면 우주가 도와줘 갑자기 좋은 일이 생긴다는 식의 종교적인 얘기가 아니어서 좋다. 게다가 제안하는 방법들이 너무 사소해서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게 더욱 좋다. 우울해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창하고 뻑적지근해 실천도 어려운 것보다 당장 할 수 있을만한 사소한 것이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우울함을 격고있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부담없이 보고 가볍게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괜찮은 책이다. 이미 들어봤던 것들이라고? 유용한 조언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그렇게까지’ 우울하거나 자기 비관을 하고있진 않은데, 그래도 기분을 상쾌하게 환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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