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정말 그를 만난 것일까? - 어느 특별한 시간에 대한 기록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황경신씨는 사람을 참 편안하게 만드나 보다. 글을 읽다보면 인터뷰 당하는 사람들이 속 마음을 술술 풀어내는걸 보면, 사람의 마음을 쉽게 여는 매력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역시 사진을 보니 옆집 누나처럼 편안하게 생겼다. 황경신씨는 글도 잘쓴다. 읽어내려가다 보면, 차분하지만 여운이 깊게 남는다.
참 쉽게 읽혀지는게 인터뷰 기사라지만, 인터뷰다운 인터뷰 기사를 보는게 드물다. 신변잡기에 요즘 근황을 묻는 질문내용 들을 읽다보면, 별로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해대는 인터뷰같다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그 글을 읽는 사람도 가끔씩은 지루해지지 않을까. 여기에 담겨진 인터뷰 기사들을 보면서 조금은 다른 인상을 받게 된다. 여섯시간 정도는 함께 있어야 '느낌'이 온다라고 말하는 황경신씨 말처럼, 처음부터 진지한 모습을 보일려고 애쓴다.
다른 인터뷰가 그렇다고 대충 한다라는 말은 아니지만, 인터뷰 당하는 사람의 생각과 느낌,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드물지 않을까. 모든 면을 담아낼 수 는 없지만, 같이 있는 시간만큼은 그 느낌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근황 따위나 묻는 질문보다는, 그 사람만의 색깔을 담아내고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게 인터뷰의 기본적인 의미가 아닐까.
잡지를 펼치면 넘쳐나는게 인터뷰라지만, 이 책은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화려한 TV속에서 보여졌던 모습이 아닌, 술 한잔 걸치고 친구처럼 아저씨처럼 나누는 깊은 얘기속에서 그들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슬픔과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어려웠던 시절들을 이야기하면서 그들도 화려한 스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소라씨와 이홍렬씨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조금은 더 친해지는 느낌도 받게 된다. 사람을 알기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황경신씨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보였다.
내가 이해하는게 그 사람의 전부인지, 나는 겉모습으로 그 사람을 판단해버리고 있는건 아닌지, 내가 만났던 짧은 시간동안이라도 그 사람의 진실을 읽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내게 묻게 되겠지. '나는 정말 그를 만난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