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사다리 - 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키스 페인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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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사다리 - 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_키스 페인 (지은이) | 이영아 (옮긴이) | 와이즈베리 | 2017-12-22

| 원제 The Broken Ladder (2017)

 

 

사다리는 당연히 오름용으로 만들어졌다. 볼일을 보고 난 후엔 내려오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일단 올라간 후엔 내려오고 싶지 않은 사다리가 있다. ()와 권력과 명예의 사다리다. 한 번 오르고 난 후엔 죽어도 내려오고 싶지 않다. 책의 제목은 우울하다. 부러진 사다리. 올라갈 사람이 꼭대기까지 다다른 뒤, 나도 한번 올라가볼까 하는데 사다리가 부러져있다.

 

 

부러진 사다리사다리는 이 책에서 불평등의 은유로 사용된다. 사다리를 올라갈수록 더 나은 지위와 소득, 건강, 안전, 미래를 누릴 수 있다. 사다리의 아래쪽에 있다면 삶은 물론이거니와 죽음조차 불평등하다.

 

 

이 책의 지은이 키스 페인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불평등과 차별이 인간의 마음을 형성하는 원리에 관한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미국 심리학계의 차세대 리더라는 호칭을 받고 있다. 켄터키에서 궁핍한 유, 소년시절을 보낸 지은이는 성인이 된 후 사회적 지위와 스트레스, 소득 불평등, 기대 수명간의 연관성을 연구함으로써 새로운 불평등 과학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은이의 주요 연구주제는 왜 불평등이 심할수록 자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가?” “왜 가난하다는 느낌이 실제 가난만큼이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가?”등이다. 지은이는 그의 논지를 펼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친형은 내일이 보이지 않는(희망이 없는) 일상 속에서 큰돈을 만져보기 위해 마약 밀매를 감행한다(결국 그의 형은 교도소에 갇혔다).

 

 

이미 수많은 책들이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을 다루면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무역의 세계화와 같은 광범위한 역사적 동향이나, 세금 징수나 예산지출 우선순위 정책들에 초점을 맞췄다. 이 책에선 그런 분석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불평등이 우리에게 끼치는 폐해에 초점을 맞춘다. 불평등과 가난이 동의어는 아니다. 그러나 불평등이 심해지면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빈곤감을 느끼고 가난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 소득의 불평등뿐만 아니라 이념적, 인종적 불평등도 우리를 분열시켜 서로를 불신하게 한다. 스트레스를 유발해서 건강과 행복까지 해친다. “자신이 사다리의 아래층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울증과 불안감, 만성 통증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업무 실적이 떨어지기 쉽다. 또한 미신과 음모론에 잘 빠지며 비만, 당뇨병,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수명도 상대적으로 더 짧아진다.”

 

 

이에 합당한 처방은 없을까? 지은이의 처방이 맞춤형은 아닌 듯하지만, 도움이 된다. 타인과 현명한 비교를 하려면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학력을 높이거나 전문 분야에서 확실히 입지를 다지고 싶다면, 선택적인 상향 비교가 유익하다는 이야기다. 관심 분야의 탁월한 인물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방법을 권유한다. 반면, 먹고 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여전히 뭔가 채워지지 않은 듯 허전한 기분이 든다면 하향비교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살면서 중요한 문제들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을 비교하면 상향비교와 하향비교를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좋다.” 현재 나 자신에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돌아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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